<스파이더 맨>의 토비 맥과이어가 하마터면 거미 마스크를 벗을 뻔했다. 그가 속편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에서 주연 자리를 내놓을 뻔한 사연은 이렇다. <어메이징…>을 촬영하던 어느 날 그는 특수효과팀으로부터 8시간짜리 추가촬영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 직전 촬영을 마친 <시비스킷>에서 허리를 삐끗한 그는 “몸이 안 좋으니 스케줄을 조정해주면 좋겠다”고 전했지만 프로듀서와 감독 샘 레이미는 맥과이어의 담당의사를 따로 만나 그의 건강상태에 대해 들었고, 결국 그를 배제한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들은 맥과이어의 촬영분을 포기하기로 결정하고 <도니 다코>의 제이크 길렌할을 새 스파이더 맨으로 낙점했다.
사태가 이렇게 진전되자 맥과이어 또한 포기를 선언했다. 그러자 <시비스킷>의 제작사인 유니버설의 사장이자 맥과이어 여자친구의 아버지인 론 메이어가 나섰다. 그는 맥과이어를 설득하면서 <어메이징…>의 제작사 콜럼비아의 회장에게도 직접 전화해 재고를 강력히 요청했고, 결국 맥과이어는 다시 스파이더 맨의 옷을 입게 됐다.
할리우드 입방아꾼들은 이번 해프닝을 ‘아이템 자체가 힘을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영화에선 배우의 비중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주는 일인 동시에, 맥과이어가 스타덤의 향기에 취했던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어쩌면 맥과이어는 스스로 쳐놓은 나태라는 거미줄에 걸려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