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2 __ <동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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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1일 개봉한 <동승>은 순제작비보다 마케팅비를 더 많이 쓴 영화다. 순제작비 규모로 보면 <지구를 지켜라!>나 <질투는 나의 힘>보다 적은 돈이 들었지만 전국 100개관 이상에서 개봉해 주요 극장에서 3주 이상 상영됐다. 개별 극장에서 <지구를 지켜라!>나 <질투는 나의 힘>보다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상업적 매력이 약한 영화 가운데 와이드 릴리스로 손해를 보지 않은 드문 예다. 극장 수입 8억7천만원에 TV, 비디오, DVD, 해외판권 등을 합치면 총제작비 15억원은 충분히 건질 것으로 보인다. <동승>을 배급한 청어람 대표 최용배씨는 이렇게 말한다. “일정한 제작비 이상이 투자된 영화인 경우 와이드 릴리스 외에 대안이 없다. 예를 들어 제작비, 마케팅비를 합쳐 20억원이 넘는다면 몇몇 극장에서 개봉해 장기상영을 한다고 해도 그 돈을 회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제작자들이 와이드 릴리스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외화의 예지만 단관 개봉으로 장기상영해 흥행에 성공한 <타인의 취향>이 모은 최종관객 수가 5만6천명이었다. 최소한 전국 30만명이 넘어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한국영화라면 이런 배급방식을 제쳐두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단관개봉과 와이드 릴리스 사이에서 전국 40∼60개 극장 정도를 확보하는 중간 규모 배급은 어떨까?
순제작비
마케팅비
프린트 벌수
전국관객
입장료 수입(영화사 몫)
최종 수입 예상액
7억원
8억원
110벌
35만명
9억원
15억원
사례 3 __ <죽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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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3개관에서 개봉한 <죽어도 좋아>는 돈을 적게 들이고 적은 수의 극장에서 개봉해 최대한 손해를 줄인 예다. 주목할 것은 이 영화의 순제작비가 2억2천만원이라는 사실. 순제작비가 적은 만큼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목표 관객 수가 적었다. 기타 판권을 팔아 충당한 금액을 합하면 손해를 본 금액은 1억원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순제작비 10억원이 넘는 영화라면 이런 방식의 배급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마케팅비를 모두 손해보는 경우가 있더라도 와이드 릴리스를 택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는 ‘영화 흥행은 뚜껑을 열기 전에는 모른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한국영화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논외로 치고 외화의 사례를 보자.
순제작비
마케팅비
프린트 벌수
전국관객
입장료 수입(영화사 몫)
최종 수입 예상액
2억2천만원
2억5천만원
43벌
6만7천명
1억8천만원
4억원
사례 4 __ <디 아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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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디 아워스>는 중간규모 배급으로 손익분기점을 맞췄다. <디 아워스>를 배급한 시네마서비스의 유석동 이사는 “<디 아워스>류의 영화를 와이드 릴리스로 100개관 이상 건다고 흥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한국영화도 예외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한다. “일반적인 상업영화를 배급하는 유통망과 예술성 있는 영화를 배급하는 유통망은 다르다. 영화의 성격에 따라 다른 배급망을 가동해야 하는데 지금은 성격이 다른 여러 가지 영화를 하나의 유통망, 와이드 릴리스를 전문으로 하는 유통망에 실려보낸다.” 영화의 성격이 다르면 배급방식도 달라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귀기울여들을 만한 것이다. 현재 배급시스템이 지나치게 와이드 릴리스 위주라는 점에는 직배사 관계자도 동의한다. 콜럼비아트라이스타 배급담당 황선용 이사는 와이드 릴리스 경쟁이 불필요한 비용증가를 낳는다고 말한다. “프린트 한벌을 뜨는 데 160만원 이상 들지만 상영한 지 1∼2주가 지나면 폐기처분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다. 돈도 돈이지만 다량의 프린트를 태우느라 환경문제도 심각해진다. 프린트 벌수 제한이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는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려면 배급사들이 중간규모 배급으로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서 공감을 형성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되면 하나라도 극장을 더 잡으려는 배급사간 소모적 신경전도 줄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순제작비
마케팅비
프린트 벌수
전국관객
입장료 수입(영화사 몫)
최종 수입 예상액
25만달러(약 3억4천만원)
3억원
53벌
14만2천명
4억2천만원
6억5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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