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달리자!!
<독립영화관>이 100회를 맞이했다. 제대로 된 ‘독립영화 전용관’ 하나 없는 현실에서 <독립영화관>은 공중파의 전용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소수의 지지층을 확보해가고 있다. 100회 특집으로 방영될 작품은 강론 감독의 디지털 장편영화 <이소룡을 찾아랏!>(35mm/ 2001년)이다. 크라잉 너트와 정체성 혼란의 도시 서울을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은 연쇄살인범을 쫓는 미스터리 구조를 차용하고 있지만 감독은 사건에 별로 집중하지 않고, 매끈한 드라마를 만들어내지도 않는다. 대신 크라잉 너트와 이소룡 그리고 서울이라는 도시와 그 안에서의 사랑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펑크뮤직실험영화라 불릴 만한 이 영화는 젊음의 열기로 가득 차 있다. 주인공들은 마구 달리고 정신없이 뛰어논다. 적극적으로 젊음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영화처럼 젊음의 에너지를 분출하지 못해 고뇌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음악과 일상을 통해 에너지를 충분히 발산하고 있다. 때문에 이 영화는 골똘히 볼 필요가 없다. 흐르는 음악에 머리를 흔들고, 연기하는 듯 노는 어설픈 몸짓에 살짝 웃어주면 된다. 그러면 젊음의 에너지를 수혈받을 수 있다. 2년 동안 모! 두 잠든 것 같은 심야에 이 프로그램을 지켜온 제작진과 시청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독립영화관>이 <전원일기>만큼 장수하길 기대한다. 조영각/ <독립영화> 편집위원 phille@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