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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 발표 [1]
2003-04-28

막동이,스릴러에 체포되다.가작 허성욱 <에너미>, 이준일 <플레쉬>

영화배우 한석규가 전액 후원하고, 인터넷 한겨레와 씨네21이 공동 주최하는 제5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결과가 발표됐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당선작 없는 가작 두편이다. 이준일의 <플레쉬>는 기억이 혼미한 형사가 정체불명의 사건에 휩쓸린다는 내용이며, 허성욱의 <ENEMY>는 수사과정 중 궁지에 몰리는 형사를 주인공으로 한 내용이다. 총 499편이 응모한 이번 공모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스릴러 장르가 전반적인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당선작 <마늘>과 가작 <포이즌>이 두편 다 여성 작가의 작품이었다면, 이번 가작 두편은 모두 남성작가의 시나리오다. 이번 공모전의 심사를 맡은 이정국, 안병기 감독은 넘쳐나는 ‘반전’ 스릴러 장르의 홍수를 염려하는 한편, 내년에는 ‘양질전환의 법칙’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가작 두편은 상금으로 500만원씩 지급받게 되며, 시상식은 4월30일이다. - 편집자편집 권은주 kez77@hani.co.kr

스릴러의 대공습!!!

역대 시나리오 공모전 사상 가장 많은, 총 499편의 작품이 출품된 이번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의 가장 큰 장르적 경향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공모전에서 빠지지 않는 장르인 멜로나 SF, 시대극 등도 변함없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긴 했지만, 전체 시나리오 중 미스터리가 가미된 스릴러물이 거의 80%에 육박할 정도로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연쇄) 살인이 벌어지고, 형사나 누군가가 범인을 추적해나가고, 그 와중에 반전이 있고…. 이런 판에 박힌 듯한 스릴러의 홍수 속에서 내용적으로도 유사한 작품들이 많아 작품의 우열을 가리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여전히 주인공 대부분은 고아이거나, 장애인이거나, 정신병적이거나, 시한부이고, 사건을 벌여나가기 위해 왜 그리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은 많이도 앗아가는지…. 아무리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시나리오라고는 하지만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애정이나 배려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무엇보다도 플롯이나 캐릭터에서 독창적이거나 매력적인 작품이 드물었고, 컨셉이나 주제를 다루는 시각이 너무 상식적인 시나리오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1차 심사에서는 소재가 상대적으로 새롭거나 기본적인 완성도를 갖춘 작품 위주로 선별했는데, 이에 따라 최종 본심에 오른 작품은 귀걸이(윤혜신), 디퍼런트(백지운), 마리(장용광), 에너미 (허성욱), 오바맨(김성백), 플레쉬(이준일), 황금바위(김용수)의 7편이었다.

이중에서도 <플레쉬>와 <에너미>는 미스터리스릴러로서의 기본 모양새를 갖춘 작품으로 다른 작품들보다 완성도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두 작품 모두 형사와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라스트 반전에 힘을 주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반전은 설득력이 부족하고 창의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장르를 불문하고 신선한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작품을 얻고자 하는 본 공모전의 기본 취지와도 상당히 거리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 장고 끝에 당선작이 아닌 가작으로 선정하였다.

아쉽지만 가작 두편이다. 그러나 앞으로 1년의 기다림이 지루할 것 같지는 않다.

양질전환의 법칙처럼, 올해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이 양적인 팽창을 이루었다면, 내년에는 분명히 질적으로도 더 우수한 작품들이 쏟아질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부디 내년에는 뛰어난 작품들로 우열을 가릴 수 없어 대상 수상작이 여러 편 쏟아질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신인 작가들의 좀더 다양한 장르와 독창적인 소재의 개척을 기대해본다.심사위원 이정국(영화감독), 안병기(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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