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홈페이지에서 영화 <시카고>에 관한 글 ‘허벅지와 가터벨트’는 이렇게 시작한다. “도시에서 여자는 계단에 오른다/ 계단 하나. 배배 꼬인 관계형 돌음계단… 단을 하나씩 밟으며/ 저녁도 거르며 끌어들인 남자… 결혼과 재미는 다른 잔의 술/ 허리를 들고… 금주 시대에 민감한 팬티 내리고/ 조이기도 전에 헐렁해지고만… 내 몸은 가구가 아니야.” <앙갭, 장소 이야기>는 영화를 공간으로 읽어내는 tkhong이라는 이의 개인 홈페이지다. 그렇다고 영화촬영 장소를 관광지처럼 소개하는 것은 아니다. 에 나오는 트레일러와 <시카고>의 클럽부터 자갈치시장의 동명극장과 강남의 씨티극장까지 그의 시선이 닿는 순간, 그 공간은 새로운 색깔을 지니게 된다. 공간장소, 공간영화, 공간건축, 공간음악 등으로 분류된 게시판을 보면, 공간으로부터 영화의 주제까지 관통해내는 글의 깊이가 여느 평론가 못지않다. 사실 이곳은 그리 친절한 홈페이지가 못 된다. 쉽게 읽히지 않는 글들은 산문시에 가깝고, 글쓴이에 대한 구체적인 신상정보조차 없다. 그렇지만 글에서 배어나오는 독특한 감성은 이 홈페이지의 충분한 존재이유다.윤효진
tkhong의 개인 홈페이지 : http://www.ange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