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의 무덤> 노사카 아키유키 지음/ 다우출판사 펴냄/ 7천원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반딧불이의 무덤> 원작소설이 지브리스튜디오의 컬러 그림으로 채색되어 출판됐다. 1967년 나오키 문학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전쟁으로 고아가 된 오누이를 주인공으로 그 아이들의 눈으로 본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2차대전 중 여동생이 영양실조로 죽은, 저자의 실제 경험을 소설화한 작품으로 저자는 “나는 적어도 소설 <반딧불이의 무덤>에 나오는 오빠만큼 해주었어야 했다”는 말로 이 책이 죽은 동생에 대한 진혼곡임을 암시한다. 문장의 힘에 덧붙여진 삽화의 아름다움이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기도 하다.
상상 김용석 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1만3천원
시인, 만화가, 교수, 물리학자, 경영전문가를 망라한 33인의 상상력 선언. ‘상상은 무엇이다’, 혹은 ‘상상은 무엇이 아니다’라는 한줄의 정의를 제목으로 자유로운 에세이와 카툰을 모았다. 소설가 김영하, 조경란, 듀나, 만화가 고우영, 박재동, 정훈이, 이우일 등이 참여했다. 상상이라는 하나의 화제 아래 SF적 공상, 아담한 동화, 상상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사색, 인생관의 고백이 위화감 없이 어울린 것은 꼼꼼하고 컨셉에 충실한 편집의 공이 크다.
<Dream Soldier>데즈레 / 소니뮤직 발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Kissing You>를 불렀던 영국 R&B 싱어송라이터 데즈레의 새 앨범이 발매되었다. 깊고 부드러운 음성이 들려주는 선율은 실험적이기보다 편안하고 균형미가 느껴진다. 깔끔한 기타연주에 덩달아 흥얼거리게 되는 와 달과 해가 같이 떠 있는 이른 아침의 정경을 서정적으로 노래한 <Cool Morning> 등의 곡이 수록되어 있다.
<In Concert>팻 메스니 그룹 / 강앤뮤직 발매
지난해 9월 내한공연에서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운 팻 메스니 그룹의 92년 전미 투어 라이브에서 발췌한 곡들을 실었다. 1년의 2/3가량을 투어에 보낸다고 하니 실황음반이라 해도 연주에는 틈새가 없이 깔끔하다. 팻 메스니 팬들에게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반가움을 안겨줄 음반. <Last Train Home> <If I Could>와 같은 곡들이 실렸다.
<Beneath the Surface>발리고밍고 / BMG코리아 발매
가렛 슈월츠라는 프로듀서·작곡가의 솔로 프로젝트 발리고밍고의 데뷔작. 매시브 어택과 엔야(또는 이니그마)를 섞어놓은 듯한 분위기의 곡이 주를 이룬다. 기타, 드럼, 그리고 전자음악 사운드와 7명의 게스트 보컬리스트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이끌어낸다. 기존의 단조로운 악기 사용에 싫증난 뉴에이지 음악 팬들이 반가워할 음반이다.
<마주르카 포고> LG아트센터/ 4월25∼28일 평일 8시, 주말 4시/ LG아트센터/ 2005-0114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 무용가 피나 바우쉬가 내한공연을 가진다. 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르 ‘탄츠테아터’를 발전시킨 피나 바우쉬는 자연에서 가져온 배경과 소품을 이용해 자유롭고 혁신적인 공연을 무대에 올려온 인물. 1979년과 2000년에 이은 이번 세 번째 내한공연은 포르투갈을 여행하며 이미지와 음악을 수집해 만든 <마주르카 포고>로 ‘불타는 마주르카’라는 뜻을 가진 공연이다. 브라질의 햇살과 바다와 바위절벽, 포르투갈의 파두, 남미의 탱고와 삼바, 퍼커션 연주가 뒤섞인 <마주르카 포고>는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 <그녀에게>에 삽입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