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stin Powers 1999년,
감독 제이 로치 출연 마이크 마이어스
OCN> 5월5일(토) 밤 12시
시리즈의 만화 버전인가? <오스틴 파워>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장면들로 가득하다. 시리즈뿐 아니라 <스타워즈>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영화를 패러디하고 있는 것. <오스틴 파워>의 영웅은 언뜻 보기에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외모도 어눌하고 체구가 왜소하며 운동신경은 둔해보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자들에겐 늘 인기만점. <오스틴 파워>의 재미는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내용이지만 기존의 할리우드영화에 익숙해져 있는 관객이라면 웃고 즐길 만한, 다른 한편으로는 장르의 법칙을 뒤집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니까.
오스틴 파워는 아내 바네사와 함께 신혼여행의 단꿈에 젖어 있다. 세계를 파멸시킬 음모를 진행중인 오스틴 파워의 적수 이블 박사는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 오스틴 파워의 ‘모조’를 빼앗는다. 모조는 오스틴 파워의 힘의 근원이었던 것. 모조를 되찾고, 세계를 구해야 할 임무를 동시에 짊어진 오스틴 파워는 타임머신을 타고 박사의 뒤를 쫓는다. 오스틴 파워는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뜨게 되지만 워낙 막중한 임무를 맡은 탓에 한가하게 연애를 할 시간이 많지 않다. <오스틴 파워>는 노골적으로 성적 암시를 깔아놓는다. 남녀의 데이트 장면이 섹스 행위를 연상케 하는 등 이 영화는 뭔가 ‘음란해 보이는’ 동작만으로도 관객을 충분히 즐겁게 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여기에 만화적 상상력과 MTV의 속도감 있는 편집술까지 가세하고 있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오스틴 파워>는 과거의 시대정신을 재조명하기보다는 복고풍 패션과 당시의 유행에만 집중하고 있는 듯하다. 마돈나와 REM, 퀸시 존스 등이 참여한 흥겨운 음악도 영화보는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