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장르건 간에, 색깔이 분명한 영화를 보는 재미는 남다르다. 최근 출시된 몇 편의 디브이디들은 그런 독특한 영화의 색깔에 맞춰 물론 부록까지 색다르게 만들어져 눈길을 끌고 있는 중이다.
조폭이라는 흥행 소재와 결혼을 코믹하게 결합시킨 화제작 <가문의 영광>과, 성에 민감한 사춘기 중학생들이 섹시한 여자 교생과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몽정기>가 대표적인 예. 두 타이틀 모두 제작 과정, 배우들의 인터뷰, 뮤직 비디오, 포스터 촬영, 삭제 장면 등의 다양한 부록들을 영화의 코믹한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게 담아 놓았기 때문이다. 한편 신세대 반(反)영웅을 스파이로 등장시켜 화제가 되었던 <트리플 엑스>의 타이틀도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제작과정 전체를 마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듯한 느낌으로 볼 수 있는 화려한 부록을 수록해 놓은 것.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영화와 부록의 색깔이 정확히 일치한다는 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출시작은 팀 버튼 감독의 <슬리피 할로우>다. 미국의 오래된 구전동화인 목 없는 기사의 전설을 각색해 만든 이 영화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동시에 대단히 잔혹하고 또 흥겨운 면을 가지고 있는 영화로 유명하다. 지난 1999년에 극장에서 개봉되어 골수 마니아층을 구축하고 있을 만큼 높은 인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번에야 타이틀이 출시된 이유도, 다름이 아닌 그런 독특한 분위기에 묻어 있는 잔혹성으로 인해 국내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목 없는 기사의 칼날에 사정없이 잘려나가는 희생자들의 머리들이 나오는 장면이 바로 심의 때마다 문제가 되었던 대표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에 무삭제로 심의를 통과하면서, 일반 관객들이 극장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 디브이디에 수록되게 되었다. 그렇게 극장에서는 잘려나갔던 잔인한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타이틀은 아주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본편 영화만 그런 것이 아니다. 함께 수록되어 있는 몇 가지 부록들의 경우, 그 내용 면에서는 더 특별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무겁고 기이한 분위기와는 사뭇 달리 경쾌한 분위기로 만들어진 제작 과정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대표적인 예. 영화가 가진 음침함 속의 흥겨운 면을 극대화시키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보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배우와 스텝 인터뷰, 포토 갤러리, 감독의 오디오 코멘터리 등 다양한 부록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철민/디브이디 칼럼니스트
Sleepy Hollow No Cut Edition, 1999년 감독 팀 버튼자막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타이어화면비 아나몰픽 1.85:1오디오 돌비디지털 2.0, 5.1지역 코드 3출시사 파라마운트▶▶▶ [구매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