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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군인의 격돌,<독 솔져>
2003-01-23

Dog Soldiers, 2002년 감독 닐 마샬 출연 숀 퍼트위, 케빈 맥키드, 엠마 크리스비, 리암 커닝햄, 토마스 로커 장르 액션 공포

북유럽과 서유럽 사람들에게 늑대인간은 오래된 전설이다. 늑대인간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초승달 무렵에 잉태되거나, 보름달이 뜬 금요일에 한데서 자거나, 미친 늑대에게 물리거나, 혹은 성자의 저주를 받아도 늑대인간으로 변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미 존재하는 늑대인간에게 물리거나 할퀴어져서 상처를 입은 채 살아남는 것이다. 늑대인간의 전설은 신이 곰이나 늑대 등 동물로 변했다는 북유럽 신화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의 늑대인간은 인간의 야수성을 상징하는 존재로 흔히 묘사된다. 80년대 늑대인간을 다룬 걸작영화 조 단테의 <하울링>과 존 랜디스의 <런던의 늑대인간>은 늑대인간의 원시적인 본성과 함께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잭 니콜슨이 늑대인간으로 변했던 <울프>에서 무기력한 중년의 남자는 늑대인간으로 변하면서 젊음과 힘, 정기를 되찾았다. 무엇보다 늑대인간이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이유는 그 원시적인 힘이다. 인간의 목을 한번에 뜯어낼 수 있을 정도로 억센 이빨과 턱 그리고 지칠 줄 모르고 달리는 튼튼한 어깨와 다리. 그 무한한 육체성은 매혹적인 두려움이며 희열이다.

닐 마셜의 데뷔작인 <독 솔져>는 단순하게 싸움을 그리고 있다. 늑대인간의 의미를 탐구하거나 재해석하지는 않고, 충실하게 군인과 늑대인간의 싸움을 정면으로 보여준다. 그것 역시 호쾌하다. 스코틀랜드의 산악지대에서 특수훈련을 받던 영국군 소대원들은 우연히 중상을 입은 특수부대원을 발견한다. 부상당한 장교 이외에는 사방에 널린 피와 살점뿐. 부대원들은 주위를 경계하며 이동하지만 곧 괴물의 습격을 받는다. 대원 하나가 죽고, 지휘관인 중사가 부상당한다. 도망치던 부대원들은 마침 길을 지나던 메간의 차를 타고 오두막으로 향한다. 메간은 괴물의 정체가 늑대인간임을 알려준다. 그들은 이제 해가 뜰 때까지 늑대인간들의 공격을 물리쳐야 하는 것이다.

<독 솔져>는 <프레데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괴물과 군인의 격돌, 괴물의 시점으로 보이는 풍경, 결코 알려주지 않는 싸움의 이유까지. 군인들의 화력과 늑대인간의 엄청난 힘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후반까지 보이지 않는 공포는 위력을 발휘한다. 물론 약간의 수수께끼도 있다. 특수부대의 장교는 뭔가 숨기는 게 있고, 그와 메간은 이미 아는 사이다. 하지만 <독 솔져>는 수수께끼보다 액션에 치중하는 공포영화다. 아무런 조건이나 부연없이 단지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인간과 늑대인간의 혈투는 꽤 짜릿하다.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