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때문에 울어본 적 있니
이번주 독립영화관에서는 한편의 작은 다큐멘터리와 매우 사적인 극영화를 만날 수 있다. 독립다큐멘터리하면 으레 노동, 인권문제들을 직접적으로 다룬 작품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독립다큐멘터리도 많이 변하고 다양해졌다. 가족의 문제를 다루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을 담아낸 작품들이 관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박효진 감독의 <My Sweet Record>(DV 6mm)는 사적인 다큐멘터리의 전형을 보여준다. 감독은 예전에 짝사랑했던 남자에게 좋아하는 것, 가고 싶은 나라, 싫어하는 것들에 대해 묻는다. 그러면서 사이사이 자막을 통해 이미 정리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매우 짧지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부분은 경쾌하며 상쾌하다. 이호발 감독의 <누가 이름을 함부로 짓는가>(DV 6mm)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이름과 관련한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낸 극영화이다. 감독이 실명으로 등장하며, 놀림받았던 설움을 영화로 재연한다. 남의 이야기 같지만 누구나 자신이 원하지 않은 외모와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다. 가장 많이 불리는 이름은 사실 자기가 짓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공감하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엇이든 바꿀 수도 있는 세상이지만, 사람들은 조금씩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런 대로 살아가게 마련이다.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phille@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