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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 TV영화 가이드 [1] (12월31일~2003년1월1일)
2002-12-31

1월 1일,이보다 더 재밌을 순 없다!

페이스 오프

Face off, 1997년감독 오우삼 출연 존 트래볼타KBS2 12월31일(화) 밤 11시50분

홍콩누아르의 대명사적인 존재인 오우삼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만든 액션스릴러. FBI요원 숀 아처는 냉혹한 범죄자 캐스터를 체포한다. 그뒤 아처는 시한폭탄을 제거하기 위해 캐스터의 얼굴을 통째로 떼어내고 캐스터인 척 행동한다. 뒤늦게 이를 알게 된 캐스터는 분노하고 의료진을 위협하여 아처로 변신한다. 그리고 아처의 가정과 직장에서 아처를 철저히 파멸시키기 시작한다. 오우삼의 연출력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닥터 두리틀

Doctor Dolittle, 1998년감독 베티 토머스 출연 에디 머피 MBC 2003년 1월1일(수) 낮 12시

동물과 대화하는 것은 어린이들의 영원한 소원이다. 덕분에 만화와 영화, 동화 등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만나기란 어렵지 않다. 캐나다 애니메이션 <이누크>(2000)라는 작품이 있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역시 신비로운 능력을 지니는데 그것은 개와 새 등의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닥터 두리틀>도 비슷하다. 단지, 영화 속 두리틀은 원래 있던 능력을 상실하고, 세월이 많이 흐른 뒤 그것을 회복하는 것이 차이가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서 <닥터 두리틀>은 타고난 초자연적 능력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것의 ‘회복’ 과정을 다루고 있다. 어린 시절의 존 두리틀은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을 심하게 나무라면서 그가 아끼던 개를 내보낸다. 두리틀은 더이상 동물과 이야기하지 않고, 차츰 능력을 잊어버린다. 단란한 가정의 가장이 된 뒤 두리틀은 사고를 당하고 대화능력을 되찾는다.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닥터 두리틀>은 1967년에도 영화화되었다. 리처드 플레이셔가 감독한 1967년작은 동물보다 존 두리틀이라는 캐릭터에 무게중심이 있었다. 다시 말해서 코미디적 요소는 많지 않았던 편이다. 배우 출신인 여성 감독 베티 토머스는 <언터처블 가이> 등을 만든 적이 있다. 그는 원작을 리메이크하면서 CG의 힘을 대폭 믿어보기로 작정했다. 강아지 등의 동물이 표정연기까지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미국 코미디언들이 목소리를 더빙했다. 전형적인 가족드라마의 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닥터 두리틀>은, 배우 에디 머피의 성공적인 재기를 돕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

Shakespeare in Love, 1998년감독 존 매든 출연 기네스 팰트로 KBS1 2003년 1월1일(수) 낮 12시30분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잘 짜여진 건축물 같다. 영화의 기본 골격이 되는 것은 셰익스피어라는 극작가의 삶이다. 그렇다면 전기영화인가 그렇지는 않다. 영화는 셰익스피어가 집필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특정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이 천재는 자신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줄 무엇인가를 찾아헤맨다. 그것은 이상적인 여성이다. 꿈속의 여성을 발견한 뒤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걸작을 미친 듯 쓰기 시작한다. 이렇듯 영화는 코스튬드라마(Costume Drama)와 전기영화의 모티브,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텍스트 사이에서 연속해 진동한다. 이 미묘한 진동이 빚어내는 화음은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다. 촉망받는 작가 셰익스피어는 단 한줄의 글도 쓰지 못할 정도로 슬럼프에 빠진다. 그러던 중 바이올라라는 귀족의 딸에게 매료된다. 바이올라는 연극과 셰익스피어를 흠모하던 처지에 남장을 한 채 오디션을 보기도 한다. 그녀를 사랑하게 된 셰익스피어는 작품에 몰두하지만 바이올라는 여왕의 명령에 의해 정략결혼을 해야만 한다. 셰익스피어가 집필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코미디로 기획되었지만 차츰 비극이 되어간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픽션(Fiction)의 힘을 새삼 상기시킨다. 여기선 몇개의 거대한 픽션이 맞부딪치고 때로 충돌한다. 역사적 배경과 사실, 셰익스피어라는 실존인물, 그가 만들어낸 또 다른 픽션 사이에서 영화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영화 속 셰익스피어는 바이올라라는 여성을 사랑하지만 결코 이루지 못할 사랑이다. 이 역시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미세스 브라운> 등을 만든 영국 출신 존 매든 감독은 이 영화로 할리우드에서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는 연출자임을 세상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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