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ulture > DVD > DVD 리뷰
미야자키 할아버지를 만나다,<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2-12-12

千と千尋の神隱し, 2001년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자막 영어, 한국어, 일본어화면포맷 아나모픽 1.85:1오디오 (일본어)돌비 디지털 2.0DTS-ES, (한국어) 돌비 디지털 5.1지역코드 3출시사 대원DVD

아무리 크고 멋진 것이 어울리는 연말 시즌이라고는 하지만, 쏟아져나오고 있는 ‘대박’급 DVD 타이틀들을 빠짐없이 봐넘기려니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느낌이다. 그중에서도 그동안의 적체현상을 해소라도 하려는 듯 마구 쏟아져나오고 있는 일본 정상급 애니메이션 DVD들은, 그야말로 “그만-!!”이라는 비명을 내게 만들 정도.

그 속에서도 국내 극장가에서 200만명이라는 관객 수를 동원했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다. 흥행도 흥행이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컬렉션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출시된 작품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더욱이 일본에서 출시된 코드 2번 타이틀이 강한 붉은 색감으로 인해 문제가 되었던 점을, 국내 출시본에서 확실히 해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시 전부터 기대감까지 대단했다. 물론 색감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 주관적일 수 있는 요소라 그 완벽함을 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소한 국내판은 거슬리는 부분이 전혀 없을 만큼 편안하고 바른 색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DVD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또 하나의 요소는 일본판에는 수록돼 있지 않아, 그 희소성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48분 분량의 니혼TV산 ‘제작 다큐멘터리’ 코너다. 국내에서는 거의 접할 길이 없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업 스타일과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업현장 그리고 그를 통해 발현되는 지브리만의 생명력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코너는 정말 1초도 눈을 뗄 수가 없다. 특히 직접 스튜디오 구석에서 야식용 라면을 끓이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털털한 모습이나 완성된 원화에 맞춰 녹음에 녹음을 거듭하는 성우들의 스튜디오 녹음현장 그리고 화면 속에 등장하는 모든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갖가지 장비와 신체를 동원해 이루어지는 효과음의 녹음장면은 단순히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아울러 돌비 디지털 5.1을 지원하는 한국어 더빙이 예상치 못했던 재미를 주는 점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표준어처럼 처리되어 있는 한글 자막과는 전혀 다르게 생활언어 스타일로 녹음되어 있는데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수준의 생동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문제라면 일본어 더빙에 비해 대사가 집중되는 센터 스피커의 음량이 커 주변의 자잘한 효과음이 조금씩 묻혀지는 것 정도.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soyoun@hip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