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imate Edition2001년, 감독 크리스토퍼 갱스자막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화면포맷 아나모픽 2.35:1오디오 돌비 디지털 5.1, DTS지역코드 3출시사 엔터원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할 때는 확실히 스토리의 지배를 받는다. 처음 대하는 작품인지라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가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 그 이유다. 그리고 내가 700만명이라는 거대한 숫자의 프랑스인들이 재미있게 감상했다는 초대형 액션 스릴러 블록버스터 <늑대의 후예들>을 그저그런 수준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시청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화려한 요소가 충분히 많기는 한데, 스토리와 캐릭터의 허술함이 영화에 몰입되는 것을 계속 막았던 것. 특히 인디언 전사 마니가 죽자마자 마니보다 더 화려한 홍콩식 액션을 찬란하게 선보이는 프랑스의 왕궁기사 프롱삭의 어이없는 변신은, 실소를 금치 못할 정도로 황당함을 선사해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같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DVD로 감상할 경우에는 그 느낌이 사뭇 달라질 수 있다. 이미 스토리(상의 허점)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감상의 포인트가 볼거리에 맞춰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기준의 이동 때문에 <늑대의 후예들> DVD는 극장에서와는 전혀 다른 쾌감을 선사해준다. 특히 볼거리가 풍부한 장면들을 확실하게 살려주는 사운드가 그런 쾌감을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사운드 자체가 너무나 정교해, 일종의 독립적인 존재감마저 느껴질 정도인 것. 대표적인 예는 영화의 도입부 액션장면에서 봉이 빗방울과 공기를 두층으로 가르며 내는 울림 소리로, 탄성이 흘러나올 만큼 생생한 공간감을 선사해준다.
더불어 극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26분 분량의 장면이 첨가되어 150분 무삭제판으로 출시된다는 사실 또한, 이 DVD에 담긴 볼거리가 풍부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해 준다. 한 가지 유념할 사항은 심의과정에서 음모노출에 관련된 장면이 (역시나!) 문제가 되어 약간의 필터링이 가해질 예정이라는 점. 이 밖에 한글 자막이 완벽하게 지원되는 감독의 오디오 코멘터리도 영화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또 다른 요소다.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설명하면서, ‘멋지지 않나 저 장면 무척 마음에 들었다’라는 등의 직설적이고 감상적인 감독의 멘트가 다른 감독의 것들과는 많이 색다른 점이다. 더 나아가 ‘Deleted Scenes’ 코너를 비롯해 제작에 관련된 몇몇 코너를 통해서도, 영화의 미흡한 점까지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열혈 감독의 모습을 만나는 것은 실로 즐거운 일이다.
이렇게 <늑대의 후예들> U.E는 영화의 스토리가 가진 허점들을 살짝 접어놓고 본다면, DVD로서의 확실한 쾌감을 즐기기에 상당히 적합한 타이틀임이 분명하다.김소연/ DVD 칼럼니스트 soyoun@hip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