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에서 ‘정보’란 정말 중요하단 걸 많은 이들이 실감할 것이다. 비디오대여점을 보더라도, 보유하고 있는 자료의 갖은 ‘정보’와 새로 출시될 ‘정보’는 대여점주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아주 중요하다. 더욱이 ‘정보’는 신뢰할 수 있을 때에 그 기능을 다 한다고 본다. 돌이켜보면 비디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서의 ‘영화마을’은 그 무엇보다 이 ‘정보’의 정확성과 신속성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 이른바 ‘특선영화’ 목록이란 것을 만들었을 때, 청계천 중고시장에서의 위력은 대단하여 그 목록에 있는 영화들은 몇 만원을 호가할 정도였다. 또한 매달 출시되는 비디오를 분석하여 대여점에서 구입해야 할 ‘매출액 대비 구매 리스트’를 만들 당시, 정작 제작사들에서 그 리스트를 보고 해당영화의 출시량을 결정하고 판매량을 가늠할 정도였다. 게다가 영업사원들이 그 리스트를 들고 다니면서 영업을 할 정도였다. 신뢰할 만한 ‘정보’는 이렇듯 때론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은 나를 비롯한 많은 대여점주들이 이 믿을 만한 ‘정보’가 부재하기에 몹시 곤란을 겪고 있다. 무조건 신뢰했던 정보의 위력이 점점 객관성을 잃으면서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그 착오가 계속 반복되면서 그 정보는 아주 가치없는 것으로 전락한 것이다. 정보를 생산해내는 원천의 문제인 것이다. 첨단사회라 불리는 이즈음에 10년 전에야 볼 수 있는 영업방식이 되살아나고 있다. 영업사원들이 “이거, 재미있어요” 하면, 재미있다고 곧이 믿고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다. 정보는 이미 신뢰성을 잃어 효용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주현/ 영화마을 종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