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ar & Spice 2001년, 감독 프란신 맥도걸 출연 말라 소콜로프, 말리 쉘튼, 멜리사 조지출연 미나 수바리, 제임스 마스덴 장르 코미디 스타맥스 2001년
세상을 살아가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가장 잘 나가는 치어리더들도 과연 그럴까? 언제나 모든 남자들이 여왕으로 받들어 모시는, 당당한 치어리더의 인생이 고달프다는 건 잘 상상이 안 된다. 하지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다. 아직 고등학생 신분으로 임신하고, 동거하는 남자가 철없는 쿼터백이라면 더욱 험난하다. 그러나 거침없고, 생각도 없는 치어리더답게 도발적인 타개책을 생각한다. 바로 은행을 터는 것이다. 늘 동경하던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폭풍 속으로>에서 나오는 은행털이를 그대로 현실에 재현하려는 것이다.
링컨 고등학교의 치어리더 1군인 다이안, 클레오, 캔사스, 한나, 루시는 서로 다른 성격에도, 오직 치어리더라는 공통점만으로 서로를 가족보다도 아낀다. 어느 날 사고가 터진다. 캡틴인 다이안이 학교의 스타인 쿼터백 잭과 사랑에 빠져 임신을 한 것이다. 잭과 다이안은 양가의 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랑스럽게 발표하지만, 돌아온 것은 욕설과 냉대뿐이다. 잭과 다이안은 독립하여 그들만의 생활을 시작한다. 학교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려가지만 더 이상 인간다운 삶은 포기해야만 한다. 몸매는 망가지기 시작하고, 사방으로 먹을 것을 찾아다니던 다이안은 마침내 결심을 한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은행을 털자, 고.
누구는 ‘역시 그렇지’라고 즐거워할 지 모르겠지만, 이들이 범죄 방법을 배우는 곳은 영화다. <폭풍 속으로> <히트> <뜨거운 오후> 등을 보면서 공부를 하고, 토론도 한다. 하지만 영화로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이안 일행은 감옥에 있는 캔사스의 엄마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녀는 캔사스를 낳을 때 남편이 옆 침대에서 간통하는 것을 보고 총으로 쏴죽인 후 감옥에 들어갔다. 다이안과 친구들은 많은 범죄자들에게 생생한 지식을 얻어 은행털이를 성공적으로 마친다.(역시 감옥은 범죄자의 대학이다!)
<슈거 앤 스파이스>는 코미디영화다. <브링 잇 온>과 <셋 잇 오프>를 뒤섞고 ‘현실’이라는 뼈대를 모조리 빼낸다면 <슈가 앤 스파이스>가 나올 것이다. <슈가 앤 스파이스>는 가벼운 농담으로 모든 것을 돌파한다. 그런대로 유쾌하고, 흥미롭다.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치어리더들의 미래까지 오로지 농담으로 정진한다. 사실 무리하게 현실을 끌어들였다면 꽤 눅눅해졌을 것 같다. <슈가 앤 스파이스>는 마지막까지 달콤하고, 톡 쏘는 맛으로만 승부한다.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