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nge Frequency 2001년, 감독 메리 램버트, 브라이언 스파이서 출연 에릭 로버츠, 마틴 쿠민스출연 주드 넬슨, 홀랜드 테일러, 존 테일러 장르 판타지 (파라마운트)
<환상특급: 죽음의 환타지>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관여했던 TV시리즈 <환상특급>의 로큰롤 버전이다. 물론 <환상특급>과 직접적 연관은 없다. <환상특급: 죽음의 환타지>는 록음악에 얽힌 기이하고 섬뜩한 판타지다. 각 에피소드의 제목도 더 후의 <My generation>, 보스톤의 <More than a Feeling> 등 록음악의 고전에서 따왔고 시종일관 록음악이 울려퍼진다. 록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열광하면서 볼 수 있는 즐거운 영화다. <시에스타> <공포의 묘지>의 메리 램버트와 <X파일> <시퀘스트> 등을 만든 브라이언 스파이서의 연출도 훌륭하다.
첫 번째 에피소드 <지옥을 넘나든 우정>은 록콘서트를 쫓아다니느라 직장과 여자친구까지 잃어버린 죽마고우의 이야기다. AC/DC의 CD를 주우려다가 자동차 사고를 일으킨 랜디와 벅은 한참 뒤 깨어난다. 박살난 차에서 빠져나와 가까운 술집으로 들어간 랜디와 벅은 기겁을 한다. 반짝거리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디스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는 것이 아닌가. 랜디와 벅은 바로 ‘Disco sucks!’라고 한마디 내뱉는다. 70년대에는 보스톤과 에어로스미스도 있었다며 투덜거리던 랜디와 벅에게 미모의 여인들이 접근하고, 그들을 디스코의 세계로 끌어들이려 한다. 알고보니 바로 그 술집은 지옥이고, 이 에피소드의 영문 제목은 ‘Disco Inferno’다. 록음악에 열광하여 십계명을 어지럽힌 자들이 받는 형벌은 바로 디스코 지옥에 빠지는 것이다. <지옥을 넘나든 우정>의 교훈 한 가지. 디스코 지옥에 빠졌을 때를 대비하여 늘 CD플레이어를 상비하고, 그 안에는 러시의 <Tom sawyer> 같은 짜릿한 록음악 CD를 준비할 것. 디스코 지옥에 갇히더라도, 그 록음악을 들으면 살아날 수도 있으니까.
똑같은 록음악을 듣더라도 세대에 따라 취향은 판이하다. 라디오 헤드, 툴, 펄 잼에 열광하면서도 그레이트풀 데드, 제퍼슨 에어플레인 등은 혐오한다. <세대 차이>에서 한차에 동승하게 된 두 남자는 복장부터 사소한 취향까지 각각 60년대와 90년대를 대표한다. 그들은 자기 세대를 존중하고, 다른 세대를 지나치게 혐오하는 탓에 연쇄살인을 저지른다. 살인을 저지른 뒤의 전리품도 다르다. 중년 남자는 히치하이킹을 하던 젊은이들이 들고 있던 ‘룰라팔루자까지’, ‘오즈 페스트까지’라는 등의 팻말을 모은다. 10대의 젊은이는 히치하이킹한 차의 번호판인 ‘플라워 파워’, ‘우드스탁’ 등을 모은다. 대단히 기발하다. <환상특급: 죽음의 환타지>은 록음악 애호가라면 열배 이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유머와 엽기로 가득하다.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