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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루하치 쓰루지로>등 상영작 10편 미리보기(2)
2002-08-21

삶과 사랑의 강인한 초상

만국 晩菊, 1954년, 흑백, 101분

하야시 후미코가 쓴 세편의 단편소설을 한편의 영화로 옮겼다. 과거에 게이샤였던 세명의 중년 여성들을 담담하게 관찰하면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 사랑, 고독 등과 같은 것들에 대한 예리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도쿄의 한 안락한 집에서 살고 있는 긴은 인근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채업자. 그녀의 채무자들 가운데에는 과거 그녀와 함께 게이샤 생활을 했던 토미와 타마에가 있다. 이 두 여인은 돈이 없는 것도 걱정이지만 자신들을 떠나려 하는 자식들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영화평론가 데이브 커는 <만국>을 두고 “나루세의 특징적인 무드가 여기서 그 형식적 정점에 올랐다”고 평했다. ----

부운 浮雲, 1955년, 흑백, 123분

하야시 후미코의 소설을 각색한 <부운>은 나루세 미키오의 명실상부한 대표작으로 꼽을 만한 영화다. 영화는 전쟁 동안 동남아시아에서 함께 근무했다가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전쟁 뒤 일본에서 재회해 힘들게 관계를 지속해나가는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여자는 남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이런저런 굴욕을 참아내지만, 아내가 있는 우유부단한 남자는 과거의 연인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줄 용기가 없다. 프랑스의 영화평론가 장 두셰는 <부운>이 굴욕감에 찬 정신과 긍지에 찬 정신이라는, 역경에 직면했을 때의 일본의 정신상태의 가장 모호하면서도 가장 진실한 두 가지 측면을 명쾌하게 증언한다고 썼다. ----

흐르다 流れる, 1956년, 흑백, 116분

퇴락하는

게이샤들의 슬픈 회색빛 세계를 나루세 특유의 담담하지만 매력적인 톤으로 그려낸 영화. 영화는 직업 소개소를 통해 ‘츠다 가’라는

한 게이샤 집에 식모로 일하게 된 리카라는 온순하고 성실한 중년 여성의 시선으로 게이샤들의 세계를 관찰한다. 리카는 얼마 안

있어 자신이 일하고 있는 게이샤 집이 빚더미에 눌려 있는 상태임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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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계단을 오를 때 女が階段を上る時, 1960년, 흑백, 110분

영화의

제목이 적절하게 지적하고 있듯이, 생활을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가야만 하는 술집 마담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일명 ‘마마’라고

불리는 게이코는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뒤 긴자의 어느 바에서 마담 일을 하는 여성이다. 서른살이 다 된 그녀는 이제 결혼을 할

것인지, 아니면 자기 바를 오픈할 것인지 선택할 시점을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결혼을 하자니 죽은 남편에 대한 자신의 약속을

깨버리기가 싫고 또 자기 가게를 열자니 돈이 없다. 영화는 이 여인의 내면과 그녀 주위에서 벌어지는 다분히 격정적인 멜로드라마적

이야기를 결코 들뜨지 않은 톤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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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구름 亂わ雲, 1967년, 컬러, 107분

나루세의 마지막 작품으로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은 여인과 가해자인 청년 사이의 미묘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미코는 아이를 임신한다. 통산성에 근무하는 남편 히로시는 워싱턴으로 전근 갈 예정이다. 두 사람에게 다가올 듯한 행복은,

그러나 히로시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으면서 그만 무너지고 만다. 유산까지 하게 된 유미코는 남편을 죽인 자동차의 운전사 미시마를

용서하길 거부한다. 죄책감에 빠진 미시마는 유미코를 도와주고 싶지만 유미코는 도움을 받아들일 수 없다. 영화평론가 필립 로페이트는

<흩어진 구름>을 두고 나루세의 가장 이상하면서도 가장 강렬한 작품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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