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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경의 TVIEW]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는 시즌1보다 인물의 서사와 경쟁에 임하는 태도를 더 중요하게 보여준다. 백수저 선재 스님과 흑수저 ‘뉴욕으로 간 돼지곰탕’의 대결이 단적인 예다. 경쟁자라기보다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주목받으며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반면 백수저 송훈을 향한 흑수저 ‘요리괴물’의 도발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시즌1과 시즌2의 가장 큰 차이는 ‘언더도그’(underdog) 서사의 약화다. 흑수저의 성장 서사보다는 후덕죽, 박효남, 손종원처럼 팀을 위해 헌신하는 인물들의 리더십에 더 집중했다. 반대로 공격적으로 통제적인 태도를 보이는 출연자에게는 ‘무례하다’라는 평가가 빠르게 따라붙었다. 긴장이 고조되는 순간에도 갈등은 오래 유지되지 않고, 거친 감정은 곧 정리됐다. 물론 이런 리더십 선호는 개인의 미덕을 넘어 갈등과 불안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안정감’을 갈망하게 된 사회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날 선 경쟁보다 조율과 책임을 보여주는 인물이 환영받는 흐름은 어쩌면 자연스럽다. ‘수행’으로서의 요리, 존중과 협력의 미덕을 강조하는 ‘좋은 경쟁’은 분명 매력적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미 사회적 성취를 이룬 이들의 성숙함이 기준이 되는 순간, 성숙할 여유조차 없는 이들의 긴장은 쉽게 ‘인성’ 문제로 환원된다는 점이다. 그 결과 시즌2에서 대가(大家)들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질수록, 거칠거나 미성숙한 출연자들을 향한 시선은 더욱 인색해진다. 우리가 응원하게 된 이 ‘성숙한 경쟁자’들의 ‘좋은 경쟁’은 정말 더 나은 경쟁일까, 아니면 불평등한 출발선을 조용히 가리는 가장 안전한 서사일까.

check point

시즌2에서 가장 주목받는 출연자는 선재 스님이다. 그런데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사찰 요리를 하는 선재 스님을 두고 육류와 어류 요리를 하는 게 과연 합당한 경쟁일까? ‘비건’을 지향하고 실천하는 인구는 늘고 있지만, 미디어는 그런 시대의 변화를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선재 스님을 앞에 두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