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개봉영화 홈페이지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영화에 초점을 맞춘 것과 홈페이지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 그리고 꼭 그렇지는 않지만 대체로 전자의 경우, 영화의 작품성을 믿어볼 만하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2000년 작품 <레퀴엠>의 홈페이지가 바로 그렇다. <레퀴엠>은 약물중독과 섹스를 적나라하게 표현해 국내 수입 추천이 한 차례 거부됐던 영화. 홈페이지는 그 흔한 풀스크린도 뜨지 않는 소박한 디자인에다가 아예 첫 화면에서 자동플레이되는 예고편으로 자기소개를 해버리는 정공법을 택했다. 영화로 승부하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경품이벤트를 예상하고 클릭한 ‘Event’ 코너가 감독의 데뷔작 <파이> 특별상영에 관한 내용인 것을 발견하는 순간, 이런 진지함이 반갑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Archives’ 코너에는 두 가지 버전의 트레일러와 33곡의 사운드트랙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의 주제이기도 한 ‘중독’에 관한 코너 ‘Mania’에서는 일중독, 쇼핑중독, 컴퓨터중독 등 여러 가지 중독증을 스스로 테스트해볼 수 있다. 개봉일은 7월5일.윤효진
레퀴엠 홈페이지 : http://www.requie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