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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의 해외 사례들
2002-06-21

결국 그들의 영화는 레퀴엠이 됐다

<인큐버스>는 1965년에 에스페란토어로 제작된 흑백의 공포영화다. 악몽을 부르는 악마의 이름에서 제목을 가져온 <인큐버스>는 인큐버스의 여성형인 서큐버스 키아가 한 고결한 남자를 유혹하려다 그와 사랑에 빠지면서 갈등하는 이야기다.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 영화가 특이한 것은 저주를 받았다는 소문 때문이다. 프로듀서 토니 테일러는 “저주가 있었는지 누가 알겠는가”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비극이 일어난 것만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인큐버스를 연기한 유고 출신 배우 밀로스 밀로스는 그중 가장 드라마틱한 최후를 맞았다. 1966년 그는 연인이자 배우 미키 루니의 다섯 번째 아내였던 바바라 앤 톰슨을 권총으로 쏴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 그러나 최초의 비극은 그보다 약간 앞서서 일어났다. 주인공 마르크의 여동생으로 출연한 앤 애트마가 촬영이 끝난 직후 자살했던 것이다. ‘인큐버스의 저주’라고 불리는 일련의 사건은 몇년 뒤 서큐버스 자매 중 큰언니였던 엘로이즈 하트의 비탄과 함께 끝났다. 그녀의 딸이 유괴당했고, 시체는 몇주가 지난 뒤에야 발견됐다. 살인과 유괴, 자살을 동반한 영화 <인큐버스>는 30년 뒤 알 수 없는 이유로 필름 보관소에서 프린트가 사라지면서 끈질긴 여정에 종지부를 찍었다.

<인큐버스>의 이야기는 많은 면에서 8년 뒤 제작된 영화 <엑소시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잘 알려진 대로 <엑소시스트>는 영화 속에서 살해된 것으로 설정된 배우 잭 맥고런이 실제로도 갑자기 사망하는 일을 겪었다. 이 밖에도 주연 린다 블레어의 할아버지와 막스 폰 시도의 형제가 죽었고, 신부를 연기한 제이슨 밀러의 아들이 사고를 당했다. 이런 사고 속에서도 정작 스탭들을 가장 두렵게 만든 것은 알 수 없는 존재가 그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불길한 믿음이었다. 그러나 <엑소시스트>의 악마는 그저 느낌으로 오는 존재감뿐이었다. <뉴욕 세 남자와 아기>의 아파트 커튼 뒤에 나타난 한 소년, 그 아파트에서 총기사고로 죽었다는 소문이 있는 소년처럼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던 것이다.▶ 한국영화 제작현장 미스터리 X파일(1)

▶ 한국영화 제작현장 미스터리 X파일(2)

▶ 한국영화 제작현장 미스터리 X파일(3)

▶ 충무로 영계 연구가 이광훈 감독

▶ 괴담의 해외 사례들

▶ 원귀의 본산, 서울종합촬영소

▶ 영상원의 유령 목격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