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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경의 TVIEW] Mr. 플랑크톤
오수경 2024-11-22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받으며 자란 채승혁(우도환)은 8살 때 자신이 병원의 실수로 잘못 태어났다는 걸 알게 된 후 가족을 떠나 이름을 ‘해조’로 바꾸고 방랑하듯 살다가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해조는 과거 연인, 조재미(이유미)를 결혼식장에서 납치하여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해조가 ‘가족’이라는 땅을 잃고 방랑하듯 넷플릭스 드라마 <Mr. 플랑크톤>에서는 모두가 방랑자다. 보육원에 버려진 날이 생일인 재미는 자신이 가져보지 못한 ‘엄마’가 되는 게 꿈이다. 그래서 “풍영어씨 충해공파 18대 종손이자 유서 깊은 종갓집 5대 독자”이자 한의사인 어흥(오정세)과 결혼하려 하지만 ‘조기폐경’ 진단을 받고 절망한다. 그러다 결혼식장에서 자신을 반강제적으로 끌고 가는 해조를 따라나선다. 어흥은 엄마 범호자(김해숙)의 기에 눌려 ‘나’로서 온전한 인생을 살지 못한다. 결혼식장에서 재미를 잃은 어흥도 전국을 떠돈다. 가출한 해조를 주워다 키운 봉숙(이엘)도 자신의 뿌리를 모른 채 홀로 외롭게 사는 인물이다. 해조는 자신을 “모든 물고기들의 밥”이자 “먹이사슬의 맨 밑바닥, 바닷속 가장 미천한 존재”인 플랑크톤에 비유한다. 그렇다고 마냥 연민하지도 않는다. 하찮고 불쌍한 것들의 반짝이는 존재 가치를 알기에. <Mr. 플랑크톤>은 ‘플랑크톤’과 같은 인생들을 덤덤하게 위로하는 이야기이자, 서로를 징글징글하게 사랑하는 이야기다. 또한 ‘정상’ 세계에 속하지 못한 채 부유하는 인간들이 서로의 ‘가족’이 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엄마가 없던 재미에게는 자신의 편이 되어줄 ‘엄마들’이 생겼고, 해조는 오랜 방랑 끝에 집으로 돌아가 아빠를 만난다. “재미도 있고, 흥도 있고, 봉도 잡”아 “까리”한 이야기

check point

오정세는 조용 작가의 이전 작품인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문상태 그 자체였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풍영어씨 충해공파 18대 종손” 어흥으로 완벽하게 얼굴을 갈아 끼웠다. 해조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내가 재미라면 자신을 사랑하는 ‘순정남’ 어흥을 선택했을 것이다. 뜻하지 않게 ‘어흥앓이’를 하게 되는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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