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 야즈디 / 이란 / 2024년 / 87분 10.08 C3 12:00 / 10.09 L5 19:30
오토바이 곡예사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가는 가장 아레프에게 죽음이란 늘 가까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나밖에 없는 딸 라나가 심장병을 앓으면서, 그와 그의 아내는 죽음의 문턱 앞에 선 딸을 살리기 위해 심장 기증자를 찾아 나선다. 뇌사 상태에 빠진 한 노인의 심장이 라나에게 적합하다는 소식을 듣고, 아레프와 아내는 노인의 가족들을 찾아가 심장을 기증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 그러나 노인의 가족들은 유산 문제로 얽히고 설킨 상태. 설상가상으로 노인의 아들은 아레프에게 심장을 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요구한다.
아레프와 아내의 눈물과 호소는 허공을 떠돌 뿐이다. 나의 비극이 차가운 거래의 대상이 될 때, 무력감과 처절함은 극대화된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변의 도움을 받아보지만 상대방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누군가의 죽음이 선고되어야만 나의 딸이 살 수 있다는 잔인한 역설 앞에서 아레프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만 하는 것일까. 험준한 장애물들을 피하고 뛰어넘었던 아레프의 오토바이는 이제 더 이상 경기장에서만 달릴 수 없다. 그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목숨을 건 레이스를 시작해야 한다. <라나를 위하여>는 이만 야즈디 감독의 대범한 연출이 돋보이는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