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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6호 [인터뷰] 영화와 정치, 예술의 그림자, <신성한 나무의 씨앗>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
임수연 사진 백종헌 2024-10-08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은 이란에서 <신성한 나무의 씨앗>을 촬영 중징역형을 받았다. 8년 형이 확정된 후 그는 감옥에 가는 대신 이란을 탈출하기로 결심했다. 감독과 일부 배우들은 칸영화제 레드카펫에 입성했지만 미처 이란을 빠져나오지 못한 배우들은 사진으로 참석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화제가 됐다. <신성한 나무의 씨앗>은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이 “감옥에서 겪은 일을 포함한 15년간 경험한 이란 당국의 검열과 억압”이 투영된 작품이다. 영화는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아버지와 그의 통제에서 벗어나려는 어머니와 두 딸의 대립을 그린다. 정부 비판적인 영화를 찍는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징역형, 여권 몰수, 출국 금지를 당한 바 있는 감독은 비밀리에 영화를 찍어야만 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평범한 연출을 할 수 없었다. 극소수의 스태프가 모여 작은 장비로 촬영했기 때문에 누군가가 목격해도 학생 영화 현장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이 감옥에 있을 때 이란에서는 젊은 여성들을 주축으로 ‘히잡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당시 이란 영화계의 많은 영화인들은 친정부 성향의 영화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시위대의 편에 섰다. 그리고 이들은 영화 제작이 곧 삶의 일부가 되는 <신성한 나무의 씨앗> 같은 프로젝트에 용감하게 동참했다. 한편 이란의 국영방송은 시위대의 모습을 보도하지 않는다. 대신 소셜 미디어가 시위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실제 시위 장면 역시 SNS에 올라온 것이며, 감독은 “주인공의 집 밖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누가 찍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이미지를 사용해야만” 했다.

“영화라는 예술을 만들 때 정치의 그림자는 늘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이 다시 이란으로 돌아가서 영화를 찍는 일은, 지금으로서 거의 불가능해보인다. 하지만 그는 “이란 밖에 살고 있는 이란인들끼리 디지털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같은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란에 관한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 지리적 의미의 이란이 아닌 문화적 의미의 이란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전달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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