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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호 [인터뷰] 자립적인 아이들의 단단한 세계, <수연의 선율> 최종룡 감독
박수용 사진 박종덕 2024-10-04

옛 대구 동성아트홀 팬카페의 영화제작 소모임에서 출발해 7년 뒤 첫 장편영화를 출품하기까지. 최종룡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대구의 풍경을 그러모아 <수연의 선율>을 만들었다. 방과후 교실 강사 경력은 자연스레 어린이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갈증을 낳았고, 인구 감소를 마주하는 지방 도시의 현실은 “환경의 도움 없이 자립적으로 현실을 헤쳐 나가는 아이들”을 그리려는 마음으로 이어졌다. “객관적으로 본 아이들은 무척 총명하고 때론 영악하다. 하지만 어른의 시선에서는 그저 어린애로만 보일 것이다.” 때로 아이들보다 순진한 면모를 보이는 양어머니 한유리는 이런 무심한 시선의 대표자다. “유리라는 이름처럼 방치와 무관심으로 점철된 쇼윈도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수연을 바라보는 카메라에만큼은 따뜻한 응원을 담고자 했다. “고립된 아이를 보면 불안하고 보호해 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수연이 유리를 만나기 전까지의 장면은 핸드헬드로 촬영했다.

아이들의 섬세한 관계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은 역시 아이들이다. 최종룡 감독은 수연 역의 배우 김보민은 “얼굴에 풍부한 감정이 담겨 있다”, 선율 역의 배우 최이랑은 “나이답지 않게 무척 얌전했다”며 뛰어난 아역배우들을 발굴한 비화를 밝혔다. “대사에 담긴 감정에 대해 대화하는 리허설 과정을 배우들이 재미있어했다”고 전하는 그의 미소에서 아이들의 단단한 세계를 향한 깊은 존중과 애정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