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에 수감된 여인> Visiting Hours
파트리샤 마쥐이 / 프랑스 / 2024 / 107분 / 갈라 프레젠테이션
10.05 BH 16:00 / 10.06 C5 20:00 / 10.10 C4 19:30
직업과 재력, 취향, 자녀의 유무까지 판이한 미나와 알마. 두 여자의 유일한 공통점이라면 교도소에 수감된 남편을 두었다는 것이다. 면회 허가를 위해 추태를 부리는 미나를 본 알마는 그녀에게 기묘한 호감을 느낀다. 머지않아 알마의 집에 얹혀살게 된 미나 가족. 알마의 도움으로 직업도 얻고 아이들을 학교에도 보내게 되었지만 상류층 사교계의 격식과 남편과의 관계, 알마의 태도는 그녀를 불안하게 만든다. 딱딱한 감옥과 고딕 호러에 어울릴 법한 저택은 <보르도에 수감된 여인>을 이루는 두 축이다. 독특한 색감의 벽과 문을 겹겹이 배치한 숏들과 배우 이자벨 위페르의 미묘한 표정을 감싸는 몽환적인 심리 묘사는 알마를 세속적이면서도 불투명한 중년 여성으로 그려낸다. 미나가 느끼는 신분 격차의 위화감에 강하게 이입하다가도 최종장에 이르러서는 진한 멜로드라마의 비애마저 느껴진다. 결과적으로 둘의 교감의 방해물이자 무의미함을 알면서도 건네는 거짓말의 원인은 감옥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각자의 남편이다. 두 주인공의 사소한 접촉만으로 개인을 초월하는 차원의 충돌을 감지할 수있도록 인물의 개성과 관계를 조율하는 파트리샤 마쥐이 감독의 예리한 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