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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콜로니
2002-06-12

쥐들이 뉴욕을 지배할 때

2001년, DArk Colony

감독 존 라피아

출연 매드펜 에이믹, 빈센트 스파노

장르 공포(폭스)

인류가 멸망한다면, 지구를 지배할 생명체는 무엇일까? 바퀴벌레? 아니면 쥐? 바퀴벌레의 생명력은 놀랍지만, ‘지배’라고 말할 정도까지는 아닐 거다. 쥐는 가능성이 있다. 쥐는 어떤 살충제에도 6개월이면 면역이 생기고, 군집생활을 하며 의사소통을 하고, 지진이나 천재지변을 미리 예감하는 예지능력까지 있다. 쥐는 어떤 환경에도 가장 잘 적응하는 동물이다.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이미 쥐들이 함께 살고 있다.

<다크 콜로니>에 따르면 뉴욕에는 사람 1명당 9마리의 쥐가 살고 있다고 한다. 사람 1명에게 9마리의 쥐가 달려든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새, 상어, 악어, 박쥐 등 동물이 사람을 습격하는 이야기는 공포영화에서 흔히 쓰이는 소재다. 자연 상태의 동물이 습격을 하는 영화도 있지만, 대개는 유전자 변형이나 사고로 지능이 좋아지거나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동물들이 대대적인 공격을 한다는 내용이다. <다크 콜로니> 역시 연구소에서 쥐에게 투입한 식물의 유전자가 변형을 일으켜 공격성이 높아지고, 거기에 걸맞는 근육이 비이상적으로 발달한 쥐떼가 주인공이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뉴욕의 고급 백화점에서 한 여자가 쥐에 물린다. 홍보담당자 수잔은 해충 박멸 전문가인 잭에게 도움을 청한다. 매장 벽에서 쥐구멍을 발견한 잭은 쥐들이 다니는 통로가 지하터널과 연결되어 있고, 쥐떼가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다음날에는 시의 스포츠센터 수영장에 쥐떼들이 나타나 아수라장이 벌어진다. 잭은 보건당국에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지만, 여러 가지 행사를 앞둔 시당국은 사건을 대충 덮어버리려 한다. 쥐떼를 추적하던 잭과 수잔은 백화점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한 폐쇄된 실험실을 발견한다. 동물 실험의 흔적을 발견한 잭은 이 실험실에서 변형된 쥐가 나타났음을 확신하고, 쥐떼를 박멸할 계획을 세운다.

혹시 쥐를 좋아하고, 애완동물로 키우는 사람이라 해도 <다크 콜로니>를 보고 있으면 정이 좀 떨어질 것이다. <다크 콜로니>에서 쥐떼가 사람을 공격하는 장면은 대단히 리얼하다. 쥐들이 전차 한량을 가득 덮고 꿈틀거리는 장면이나, 풀장으로 유인한 쥐들이 좁은 배수구멍으로 분수처럼 쏟아져나오는 장면을 보는 느낌은 차마 말로 하기 힘들다. 쥐들로 가득 메워진 풀장 안에 사람이 빠지는 순간의 공포심은 물론. <사탄의 인형2> <맥스 3000> 등을 만들었던 존 라피아 감독의 연출은, 확실하게 B급영화 스타일의 텁텁한 공포를 안겨준다.

김봉석/ 영화평론가 lotusi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