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은 세상을 새로운 시선과 색다른 방식으로 덧칠한다. 왕따와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두 소녀 나미(오우리)와 선우(방효린)는 계속된 괴롭힘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탈출구로 자살을 꿈꾼다. 반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간 사이 드디어 실행에 옮기는 이들의 설익은 시도는 결국 미수에 그치고, 지옥 같은 현실에서 탈출할 방법을 잃어버린 두 사람은 막다른 길에 몰린다. 그리고 그제야 또 다른 길이 있음을 깨닫는다. 나미와 선우는 자신들을 괴롭히다 전학 간 동급생 채린(정이주)을 찾아가 되갚아주기로 결심한다. 여기까진 한국영화에서 자주 본, 익숙한 전개다. 하지만 기껏 찾아낸 채린은 의문의 종교 단체에 심취하여 착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너무 달라진 가해자 앞에서 피해자들의 혼란은 커져만 간다. 그 와중에 나미와 선우는 채린이 몸담은 단체가 어딘지 이상하고 의심스럽다. 임오정 감독의 문제의식은 학교 폭력에서 시작해 비틀린 믿음과 위선까지 가지를 뻗어나간다. 학교 폭력과 종교 집단이라는 색다른 소재의 결합에 더해 배우들의 생기 넘치는 연기가 기대감을 더한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CGK 촬영상, 2022년 서울독립영화제 넥스트링크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