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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추천작] ‘테트리스’
김철홍(평론가) 2023-04-14

한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한번만 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니 그런데 과연 <테트리스>를 한번도 안 해본 사람이 있기는 할까. <테트리스>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게임인 <테트리스>가 전세계에 널리 퍼지게 되는 과정에 있었던 저작권 분쟁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이 저작권 게임에는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있다. 첫째는 한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헹크(태런 에저턴)다. 그는 우연히 박람회에서 <테트리스>를 발견한 뒤 이에 매료되어 닌텐도를 찾아간다. 닌텐도의 새 상품인 ‘게임보이’와 협력하여 <테트리스>를 팔아보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단순치가 않다. <테트리스> 개발자인 알렉세이의 국적이 소련이었던 것이 원인이다. 소련 정부의 눈에 헹크는 자국의 소유물을 국외로 빼돌리려는 외국인일 뿐이다. 헹크는 알렉세이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만 부패한 KGB 요원들이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훼방을 놓는 바람에 위기에 처한다. 그 사이를 억만장자 미디어 기업 회장을 비롯한 다른 플레이어들이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한다.

<테트리스>는 저작권을 둘러싼 복잡한 사실관계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담아내려 노력한다. 쉽게 말해 저작권에 관한 모든 세부 사항을 단번에 이해하기는 어렵다. 대신 영화의 선택은 모스크바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협상 과정을 마치 냉전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첩보영화의 연출법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테트리스>의 탄생에 얽힌 이야기는 너무 복잡해 익숙한 내러티브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 게임의 사연이 궁금하다면, 직접 플레이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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