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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Apple TV+ ‘슬로 호시스’ 시즌2, 배우 게리 올드먼, 잭 로던, 사스키아 리브스 인터뷰

“우린 모두 단점 지닌 인물들”

Apple TV+ 오리지널 시리즈 <슬로 호시스>가 다시 돌아온다. 이번 시즌2는 믹 헤론의 두 번째 원작 소설인 <데드 라이온스>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영국 정보 담당기관인 MI5에서 좌천된 팀원으로 구성된 ‘슬라우 하우스’ 일부가 영국을 방문하는 러시아 재벌의 보안을 위해 차출된다. 같은 시간, 냉전시대에 활동한 영국 스파이 시체가 버스에서 발견된다. 사인은 심장마비. 하지만 슬라우 하우스의 수장 잭슨 램(게리 올드먼)은 그가 살해됐다고 믿는다. 12월2일 시즌2 공개를 앞두고 게리 올드먼, 잭 로던, 사스키아 리브스와 함께 영상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슬로 호시스> 시즌2는 시즌1과 어떻게 다른가.

잭 로던 시즌1과 시즌2를 연이어 촬영했다. 시즌2는 ‘서머 스릴러’에 가깝다. 그리고 시즌1에 비해 훨씬 더 위험한 사건을 수사한다. 잔인한 행위를 일삼는 집단을 상대하면서 엄청난 사건에 휘말린다. 인물들의 전사나 희망, 욕망 등도 알 수 있다. 또 내가 맡은 리버 카트라이트는 잭슨과 팀원들을 과소평가하지 않게 되었다.

-이전 시즌에서는 잭슨과 캐서린(사스키아 리브스)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가 눈에 띄었다. 이번엔 어떤가.

게리 올드먼 계속해서 관계가 발전한다. 얼마 전 촬영을 마친 시즌3에서는 더 큰 진전이 있다.

사스키아 리브스 두 캐릭터 사이의 긴장감이 계속 이어진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사무실을 벗어난 야외 장면이 많아서 상당히 다른 분위기가 연출돼 좋았다.

-사실 슬라우 하우스 멤버들은 각기 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잭 로던 그래서 더 흥미롭다. 모두 단점이 있는 캐릭터니까. 일반 수사물에서 이런 개인적 결함은 보기 힘들잖나. 시즌을 거듭하면서 캐릭터의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단점 많은 캐릭터들이 서로 사랑에 빠지며 연결되거나 자기만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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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 호시스>는 원작을 능가한다는 호평을 많이 받았다. 원작 소설의 작가와 협업도 많았다고.

사스키아 리브스 거의 공동 작업이었다. 원작의 방대한 자료도 캐릭터의 기초를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때론 원작에 없는 장면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엔 작가의 동의하에 진행했다.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의 깊이를 더하는 데 꼭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거치며 배우들이 인물들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규모가 큰 시리즈물에서 작업하다 보면 큰 기계의 부품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슬로 호시스>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게리 올드먼과 함께 작업했던 여정은 어떠했나.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잭 로던 게리 올드먼은 지구에 연기를 하기 위해 보내진 동물이다. 특히 그가 연기한 잭슨 램에는 지금까지 그가 연기해온 다양한 캐릭터가 모두 반영돼 있다. 무엇보다 그는 다정하다. 게리 세대의 연극배우 사이에는 아름다운 관습이 있다. 후배를 잘 보살펴주는 것. 게리에게 자문이나 도움을 청하면 어떠한 위계적 태도도 찾아볼 수 없이 성심성의껏 알려준다. 촬영 시간 외에도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를 보러가기도 했다. 게리가 축구 광팬이라. (웃음)

-잭슨 램과 팀원간의 관계가 참 독특하다. 잭슨은 한마디로 츤데레다. (웃음)

게리 올드먼 그저 엄하기만 한 보스라면 평면적인 캐릭터가 됐을 거다. 잭슨은 팀원 개개인과 각기 다른 관계를 유지하고 대립을 즐기며, PC(Politically Correct, 정치적 올바름)와 거리가 먼 차별적인 언어도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 자신의 영향력을 잘 알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자기만의 불문율을 지킨다. 시즌1 대사 중 “그들은 루저지만 나의 루저”라는 말이 있다. 위험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팀원을 강하게 만들려고 한다. 완벽함을 추구하면서도 멤버들을 위한다. 그들을 괴롭히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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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올드먼과 사스키아 리브스는 이번 시즌에서 가히 메소드 연기를 선보였다. 주어진 배역에 녹아들기 위해 어떻게 애를 쓰고 있나.

게리 올드먼 솔직히 말하면 메소드 연기가 뭔지 잘 모르겠다. 예를 들어 <드라큐라>(1992)를 연기할 때 울지 말고 흐느끼라고 하더라. 그래서 아들을 생각하며 연기했다. 영화 속 눈물은 드라큘라가 아니라 드라큘라라는 프리즘을 통해 내가 흘리는 눈물이다. 그게 메소드 연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장면에 필요한 순간에 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나만의 방법이다. 책도 읽고, 자서전도 읽고, 캐릭터 히스토리 등 다양한 것을 공부한다.

사스키아 리브스 내가 그 캐릭터라는 생각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다양한 방법 속에 전투처럼 나아가기 때문에 연기의 결과물을 단순히 메소드라고 한정하는 것은 배우들의 수많은 노력과 시도를 뭉뚱그리는 일로 들리기도 한다. 어릴 적엔 내면에서 무언가를 찾아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외면에서도 영감을 얻는다. 신발이나 의상에서도. 물리적으로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해주니까. 배우는 감정을 창조해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방법이 항상 적절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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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좋아하는 시리즈물 중 하나로 <슬로 호시스>를 꼽았다. 혹시 알고 있는지.

잭 로던 진짜? 와우… 어쩌면 나를 다음 영화에 써주지 않을까? 아니면 차나 커피를 타는 일이라도….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다. (웃음) <슬로 호시스>를 연출하는 건 어떨까? 오 마이 갓!

사스키아 리브스 와, 너무 좋은 아이디어다.

게리 올드먼 감사한 찬사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 기분 좋다. 사실 <슬로 호시스>처럼 규모가 큰 시리즈의 연출가를 찾는 건 쉽지 않다. 6시간짜리 영화를 찍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나. 박찬욱 감독이 원한다면 우리도 당연히 의향이 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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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Apple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