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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과 수다 패밀리 [1]

동영상으로 보는 최첨단 가족앨범 같달까? <사방에적> <내 나이키> <교회누나>라는 세편의 단편영화를 이어붙인 <묻지마 패밀리>는 류승범, 신하균, 정재영, 임원희 등 장진 감독이 이끄는 ‘필름있수다’의 모든 식구들이 총출동하는 영화다. 특히 기차 플랫폼에 나란히 손잡고 선 배우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묻지마 패밀리>의 에필로그는 수다의 ‘맨파워’를 적나라하게 가시화한다. 저렇게 많은 이들이 한지붕 아래 모여 있다면 뭘 해도 못할까 하는 느낌. 그것은 언제 값이 오를지 내릴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천석지기, 만석지기보다는 옹골찬 아들 열명을 거느린 농사꾼이 더욱 든든하고, 행복해 보이는 것과 같은 이유다.

서로 같은 혹은 다른 경로로 묶여 한가족이 된 수다의 배우들. 이중 신하균, 류승범, 임원희, 정재영은 어느덧 탄탄한 주연급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문식, 정규수 등은 단역에서 점점 비중있는 조연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처음엔 우리끼리 재밌자고 만든 단편”이 결국엔 극장에 걸리는 데는 이 배우들에 대한 기대가 큰 역할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장진 감독을 고민에 빠뜨렸던 것은 오히려 이들의 ‘급속한’ 성장이었다. 커버린 배우들에 가려져 수다 본연의 업무에 쏟을 힘과 의지가 많이 부족했다는 것. “결국 수다가 발전하는 길이 무엇일까, 라고 생각했을 때는 대형배우의 그늘에 기대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어느 정도 탄력받은 배우들에게는 그에 맞는 규모의 매니지먼트가 필요한 거고, 수다는 원래 성격대로 멀티플한 창작활동을 해나가면서 수다 규모에 맞는 새로운 신인들을 찾아 키우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봤어요.”

임원희가 수다에서 나가 새로운 매니지먼트 회사를 찾고, 수다 소속배우 전체를 매니지먼트해오던 매니저 김영일이 류승범과 함께 6월1일부터 ‘열음’이라는 매니지먼트 회사로 독립해 나가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발전적 이별’인 셈이다. 올해 초 장진 감독이 무심코 던진 “올해 목표가 신하균을 팔아넘기는 것”이라는 농담이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장진 감독은 특유의 ‘자신만만 쉽게쉽게’ 말투로 이렇게 말한다. “20년 뒤쯤에, 50먹고 60먹은 뒤에도 우리가 헤쳐모여서 수다라는 이름으로 뭔가 멋지고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다면 좋겠어요. 벌써 기대되지 않으세요?” 마치, 자신들이 지금 현재 얼마나 멋지고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 어딜가도 언제라도 ‘수다 손바닥 안’일 일곱 배우들과 이들의 구심점인 장진 감독이 나눈 유쾌한 수다 한 토막을 펼쳐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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