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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5호 [프리뷰] 조현철 감독, ‘너와 나’
이우빈 2022-10-10

<너와 나> The Dream Songs

조현철 / 한국 / 2022년 / 118분 /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10월10일/13:3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6관

10월11일/16:30/CGV센텀시티 5관

10월12일/17:00/롯데시네마 센텀시티 4관

<너와 나>는 꿈같은 영화다. 빛 번짐을 양껏 사용해 만든 화면 질감에서부터 꿈의 환상적인 분위기가 만발한다. 세미와 하은을 연기한 박혜수, 김시은 배우의 싱그러운 분위기만으로도 관객은 권태로운 일상에서 꿈처럼 간직해오던 청춘기의 낱낱을 회상할 만하다. 이야기도 고등학생 세미의 꿈으로부터 시작한다. 교실 책상에 엎드려 자던 세미는 절친 하은이 죽는 꿈을 꾸다가 깬다. 하은은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해있다. 세미는 불길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조퇴한 후 하은을 찾아간다. 다행히도 하은에겐 아직 별일이 없다. 하지만 세미는 아픈 하은을 두고 내일 수학여행에 가는 게 영 불안하다. 결국 하은을 설득해서 함께 수학여행에 가기로 하고, 둘은 하은의 캠코더를 팔아서 여행비를 마련하기 위해 외출에 나선다. 친구의 집에서 둘만의 담소를 나누고, 동네 버스에서 이어폰 하나로 장난치며 까르르 웃고, 우연히 나타난 강아지를 돌봐준다. 그렇게 둘은 마치 백일몽처럼 산뜻한 오후를 보낸다. 다만 둘은 서로를 친밀히 여기는 마음만큼 깊은 아쉬움도 지니고 있다. 이를테면 세미는 새 남자친구에 빠져 있는지 자신에게 일상을 감추는듯한 하은이 못내 밉다. 하은도 자신의 우정을 자꾸만 의심하고 집착하는 세미의 태도가 부담스럽다. 결국 하루 끝에서 둘은 서운함의 감정을 토로한다. 그렇게 꼬이고 꼬였던 오해의 실타래가 풀리면서 터져 나온 정동은 말 그대로 꿈만 같다. 으레 꿈의 정서를 어떻게도 언어로 형용할 수 없듯이 이 순간의 감흥이란 영화를 직접 보기 전엔 상상하기 힘들다. 그런데 <너와 나>는 단순히 생기 넘치는 청춘물에 그치지 않는다. 세미와 하은이 내뿜는 생명력의 대척에서 죽음의 뉘앙스가 불현듯 깃드는 순간마다 영화는 한국 사회가 겪었던 현실의 악몽을 절실히 상기시키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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