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단역배우와 초로의 영사기사에게 들은 영화 옆의 삶, 영화 뒤의 흔적들
영화라는 매체가 태어난 이래, 그리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최고의 순간은 여전히, 단독자로서의 관객과 스크린에
투사되는 이미지와의 은밀한 만남일 것이다. 이 짧은 만남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을 소비한다. 그중의 몇몇은, 아니 너무 극소수만이,
스타로 거장으로 혹은 장인으로 역사에 이름을 새긴다. 그리고 대다수는 기억되지 못한 채 육신의 생을 마감한다.
여기 두 노인이 있다. 아마도 100년 뒤의 한국영화는 이들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할 것이다. 변하지 않는 사실 하나는, 그들 앞에 섰던
많은 사람들처럼, 그들의 생도 온통 영화로 채워져 있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스크린 위에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단역으로, 다른 한 사람은
먼지 입자까지 눈에 박혀오는 좁은 영사실에서 평생을 살았다. 무례가 아니라면, 이들도 시네마 천국의 아이들이다. 말하지 못한 상처와 아픈
회한이 왜 없으랴마는, 이들은 영화와의 생활을 행복했다고 진심으로 추억한다. 우리 역시 크고 황홀한 별에 눈멀어 찬탄을 참지 못하지만,
그 찬탄의 얼마간은 이들에게도 나눠져야 한다. 기꺼이 고마움과 존경을 담아 그들과의 만남을 마련했다. -편집자
▶배우
박광진의 단역인생 50년
▶심상용의
영화인생 4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