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컴퓨터그래픽 기술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CG가 있었기에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을 마치 실제 일어난 일인 양 보여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예산을 절약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화산고등학교는 전남 고흥군 도양의 한 폐교와 서울종합촬영소 등 곳곳에 흩어져 있을 뿐, 전체 건물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미니어처를 만드는 방법도 있었지만, 제작진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완전한 3D CG로 화산고의 전경을 만들어냈다. 어차피 고등학교 건물은 배우들의 움직임 뒤에 놓인 배경으로 사용되는 정도 비중이었기 때문에 굳이 제작비를 들일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
촬영지 중 하나였던 청주상고의 외관을 모델로 삼았고, 매트 페인팅을 통해 둔중한 질감을 얻었다. 스튜디오에서도 CG의 ‘절약정신’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화산고의 고수 중 하나인 송학림이 갇혀 있는 감옥 세트는 천장이 뚫린 그다지 높지 않은 구조물이었다. 어차피 CG를 통해 나머지 부분이 모두 메워지기 때문이었다. 또 교실도 모두 마룻바닥으로 설정됐지만 스튜디오에 마루를 까는 비용이 ‘천문학적 규모’였으므로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화면을 완성했다. 11개월 동안 거대한 액션영화를 찍었음에도 45억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이 든 데는 CG의 공이 컸다고 할 수 있다.▶ <화산고>의 비주얼전략
▶ 디지털 색보정
▶ 와이어 액션
▶ 예산절감의 수훈은, CG
▶ 화면 구성
▶ 세트
▶ 그러나...
▶ 김태균 감독 인터뷰
▶ 화산고의 비주얼 스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