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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노란 우비를 입은 말썽끼 섞인 순진한 우비소년과 그의 우거지맨션 이웃들이 아웅다웅 살아가는이야기 <우비소년>은 가히 플래시애니메이션의 ‘착한 모범생’이라 할 만하다. 엽기와 오물이 선호되는 유행 속에서 자극적인 소재를 취하지 않고도
일일방문자 수 6만명을 넘기며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더럽고 욕하면 인기끌기 쉽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다워야 하지 않나.
<우비소년>은 진검승부를 하는 작품”이라고 이동우씨는 말한다. 다양한 주변캐릭터와 풍부한 시각적 표현, 따뜻한 느낌의 색처리가 <우비소년>의
특징. 유치하지만 어딘지 정감어린 동화적 분위기 속에 조금씩 ‘중독’되게 하는 은근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애초에 있었던 뻥도사, 뱃살공주
외에 엘비수, 오타군, 빠다맨 등 주변인물들은 모두 현대인들이 앓기 쉬운 정신질환들에서 모티브를 따 고안된 캐릭터들. ‘우리 내면의 심리상태’를
지닌 이들의 ‘사람사는 이야기’야말로 우비소년의 인기비결이라 할 수 있다.
<우비소년>은 <졸라맨>이나 <마시마로의 숲이야기>처럼 한명의 작가가 만드는 작품이 아니다. 원화맨, 아트디렉터, 플래시 편집, 테크니컬 디렉터
등으로 역할분담이 된 팀이 함께 작업을 하고, 투니버스 1기 성우 2명이 ‘선(先)녹음’ 방식으로 녹음한다. 기술적으로는 소스 사용을 거의
안 하며 매수를 많이 넣어 두터운 층을 만드는 등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택한다. 처음 우비소년은 e카드용 캐릭터였다. 그림을 보고 인츠닷컴의
김정영 실장이 애니메이션화를 제안, 오늘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20일 제1화 ‘여기가 저기냐’를 시작으로 매주 한번꼴로 업데이트가 돼 현재
17화 ‘소화불량’까지 선보였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1화에서 6화까지는 우비소년이 우거지맨션에 입주하면서 등장인물들이 소개되는
부분. 외전 1탄으로 마징가Z가 등장하는 7화에 이어 봄맞이 특선4부작으로 8화부터 11화까지 ‘스피드왕 우비’ 시리즈가 나왔고, 12화에
병아리 ‘삐약이’를 등장시킨 이후 우비소년이 뻥도사를 골탕먹이는 ‘돈나무의 전설’, 사우스파크풍으로 반짝 변신을 했던 ‘우거지파크’ 등 에피소드를
내놓으며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이동우 감독은 퓨쳐아트 출신의 애니메이터. 중1 때 한반이었던 이정재와 터미널 근처 책방에서 일본판 <뉴타입>을 본 이후애니메이션 오타쿠가 됐다. 본격적인 애니메이터 활동은 천호동 골방에서 ‘마블’팀이 공동제작한 <형상>이 제3회 SICAF 미술상을 타면서부터.
<파워인터뷰>의 스팟애니메이션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다 우비소년을 만났다. “플래시는 공감각 표현이 어렵고 색도 차갑게 나온다. 팬이나 줌
같은 기본적인 영화적 표현도 하기 힘들다. 사양이 낮은 컴퓨터에서도 볼 수 있게 용량을 줄이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이런 조건 속에서 애니메이션다움을
추구하고자 한다”라는 말로 이동우씨는 플래시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자신의 시도를 밝히고 있다.
목동의 로이비주얼 사무실을 찾았던 날은 마침 우비소년 인형의 시제품이 나오는 날이었다. 곧 우비는 캐릭터상품이 되어 시장에 선보이게 된다.
그리고 올해 말쯤 우거지맨션이 철거위기를 맞고 우비소년이 맨션을 떠나며 52화가 마무리되고나면 우비는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최수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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