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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 너트 | 영화 <이소룡을 찾아랏!>
2001-06-01

현실로, 판타지로 말 달리자!

“What happened?”경록의

뜬금없는 대사로 시작되는 <이소룡을 찾아랏!>은 낯익은 형식의 영화가 아니다. 록밴드 크라잉 너트의 일상과 연쇄살인사건이 공존하는

서울, 아시아 다른 나라의 체류자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도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표정을 담으며 다큐멘터리와 판타지를

마음대로 넘나든다. 경록, 상면, 상혁, 윤식은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홍익대 앞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하는 록밴드 크라잉 너트. 드럭의 무대에서

맘껏 뛰고 지르는 펑크음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공연을 하며 살아가는 순간, 서울의 다른 한켠에서는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여고생들을 놀라게 하던 긴 머리 변태성욕자, 드럭

공연을 보고 나온 소녀 등 잇따라 살해된 시체가 발견되고, 시체 옆에는 이소룡의 사진이 떨어져 있다. 경록은 폭력적인 ‘이소룡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알려진 이 사건에 의문을 품고 이소룡의 사진을 증거삼아 수사에 나선다. 우선 가깝고 잘 아는 홍대 앞부터. 무술체육관 사범, 중국집 배달원,

미용사 아저씨 등 주변을 탐문하며 뭔가 사건해결에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아다닌다. 그 와중에 다리가 없는 이상한 여인도 만난다. 인형처럼

꾸민 여인은 다리가 욕망의 산물이라는 ‘평등주의자’를 사랑해 다리를 절단하지만, 생각이 바뀐 그에게 버림받았다.

다소 엉뚱해보이는 경록의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크라잉 너트의 일상은 계속된다. 엉뚱한 빌딩 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알코올램프로 설탕물을

끓여 머리를 세우다가 경비한테 들켜 일장훈시를 듣고,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고, 낙원상가에서 악기를 들고 나와 달린다. 홍대, 종로, 퇴계로

등 서울의 거리를 누비고, 아르바이트 삼아 영화 엑스트라 출연도 하고, 그리고 물론 공연도 계속 한다. 크라잉 너트의 일상 아닌 일상을 담을

때는 록다큐멘터리,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경록의 심리를 드러낼 때는 판타지, 다리없는 여인의 이야기는 스틸 사진의 연속적인 실험적 이미지로 보여주는

등 영화는 하나의 형식과 내러티브에 묶이지 않고 자유롭게 흘러간다. 크라잉 너트와 홍대를 비롯해 그들이 살아가는 서울의 여러 풍경을, 그들의

음악만큼 분방한 에너지로 보여준다. 황혜림 기자

▶ 크라잉

너트의 스크린 소동

▶ 디지털영화

<이소룡을 찾아랏!>으로 배우의 길에 서다

▶ <이소룡을

찾아랏!> 강론 감독 인터뷰

▶ 영화

<이소룡을 찾아랏!>

▶ 크라잉

너트 자기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