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영화노동자들은 지금 - 프랑스
프랑스에서 국가가 해마다 정하는 최저임금은 시간당 48프랑(약 8,400원)이고 사회보장비를 빼면 약 38프랑(약 6,650원)이다.이 금액을 최저액으로 하면서 분야별로 담당자간의 임금협약이 있다. 조감독들과 기술스탭(각 분야 감독들과 조수들)은 모두 제작책임자와 각각 계약을
맺는다. 제작자노조와 기술스탭노조간의 동의에 의해 해마다 1월과 7월 분야별(1조감독, 2조감독, 편집보조 등으로 세분되어 있다) 최소임금이
결정된다. 금액은 주당 39시간(2002년부터는 35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한다. 최저임금을 어기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프랑스 스탭들은
1주일에 최소 1,872프랑(약 32만8천원), 사회보장비를 빼면 1,482프랑(약 26만원) 이상을 받는 셈이다.
일단 작품이 결정되면 이후 촬영기간중 매주 금요일 제작책임자가 촬영현장에 와서 스탭들에게 봉투에 든 임금을 지급한다. 결국 처음 계약 때 촬영기간과
계약금을 합의하고, 매주 금요일 주급으로 돈이 지불된다. 아주 드물게 금요일에 돈이 지불되지 않을 경우, 다음주 월요일에 스탭들이 모두 불참하는
등 단체행동을 하기도 한다. 일단 계약을 하면, 제작사 사정으로 촬영계획이 백지화되더라도 계약대로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이 영화에 투입됨으로써
다른 일을 못하게 되었다는 점을 고려하기 때문). 주당 39시간을 넘거나 야간촬영이 있을 경우 따로 수당을 지급하게 되어 있으나 현실적으로
주 5일 일하는 경우 하루 촬영시간이 15시간을 넘어서는 일이 왕왕 있지만 따로 수당을 지급하지는 않는다.
전기공이나 기사 등, ‘기술자’로 분리되지 않고 ‘노동자’로 분리되는 스탭은 시간외수당이나 야간수당을 확실하게 지급받는다. 법에 따른 기술자의
시간외수당은 39시간을 넘어서 40시간에서 47시간까지는 정해진 주급을 시간당 계산해 시간당 25%를 더 받고, 47시간 이상일 경우 시간당
50%를 더 받는다. 노동자로 분류된 경우 시간외수당은 40시간에서 45시간까지는 시간당 25%, 45시간 이후는 시간당 100%를 더 받게
된다.
스탭 규모는 전체 예산에 따라 달라진다. 조감독의 경우 제1조감독, 제2조감독 2명, 연수생식으로 3∼4명이 참여한다. 연수생들은 학력이나
경력에 관계없이 제작책임자의 결정으로 영화에 입문하는 사람으로, 따로 계약을 하고 최저임금액도 따로 정해져 있다. 대개 2∼3작품 경력을 쌓고
능력이 알려지면 2조감독으로 승진하게 된다. 2조감독으로 2∼3작품을 하면 1조감독이 될 수 있다. 조감독은 한국과 달리 감독이 되기 위한
필수과정이기보다 하나의 독립된 직업이다. 예외적으로 자신의 조감독을 직접 구성하는 감독들도 있지만 대개는 작품별로 제작자가 조감독을 추천한다.
능력있는 조감독들의 경우 2∼3년에 작품 1편을 하는 감독들의 작품에 연이어 참여해 2년에 3편 정도의 작품을 하게되면 여유있는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촬영스탭 역시 조감독들과 연수생으로 구성된다. 유명한 촬영감독의 경우 예외적으로 자신의 스탭을 항시적으로 데리고 있기도 하지만, 대개는 감독과
마찬가지로 제작자가 촬영감독에게 조감독들을 추천한다. 스탭별로 협회가 조직되어 해마다 2번 있는 최저임금 협상 때 공통의 의견을 제시한다.
최저임금액의 책정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으나 저예산영화의 경우 최저임금액에서 10%를 제한금액으로 계약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한 작품 뒤 다음 작품 때까지 기다리는 기간도 실업기간인데 이런 경우까지 포함해 분야별로 60% 정도가 실업상태에 놓여 있다. 실업기간중 복지혜택을
받으려면 실업기간 바로 전까지 한해에 최소 510시간을 노동했다는 증명이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그 다음해 1년 동안 임금의 60∼70%에
해당하는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첫 4개월 이후 그 비율은 점점 낮아진다. 그리고 실업수당 지급기간은 1년뿐이다.
결국 프랑스 스탭들은 일단 작품이 정해져 일을 하는 동안은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대로 된’ 임금을 받는다. 그러나 그 이후의 생존은
자신의 능력과 인간관계에 달려 있다. 능력을 인정받은 스탭 수는 한정되어 있고, 일을 시작했다가도 불규칙한 생활 등에 어려움을 느껴 중도하차하는
사람도 많다.
기술스탭과 달리 시나리오 작가는 상대적으로 지위가 불안정하다. 제작자쪽에서 아이디어 개발 목적으로 시나리오 작가들을 동원하지만 완성된 시나리오가
제작자 눈에 들지 않으면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제대로 돈을 받는 프랑스에서 꼽을 수 있는 시나리오 작가는 15명 정도다. 이들은 한 작품당
20만프랑(약 3500만원)에서 80만프랑(약 1억4천만원) 정도를 받는다.
사회보장비는 스탭과 제작자가 공동부담하는데, 대개 제작자 부담액이 더 많다. 예를 들어 사고보험은 전부 제작자 부담이고, 의료보험의 경우 스탭
부담이 수입의 0.75%라면 제작자는 스탭 계약금의 12.80%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실업수당 분담액도 스탭은 약 3%, 제작자는
약 5%다.
영화인을 포함한 음악, 연극 등 ‘스펙터클’로 분류되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스펙터클 분야에서 불규칙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불안정한 지위’를
가진 것으로 분류되고, 이들을 위한 특별한 실업수당 책정방법이 따로 있다. 일반 직종의 경우 3개월간 연속으로 주간 39시간 풀타임으로 일을
해야 이후 실업자가 되면 1년 반 동안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스펙터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의 경우, 일의 성격 자체가 불규칙한 점이
고려돼, 한해에 총 510시간을 일하면 실업자로 1년 동안 수당받을 자격이 생긴다. 예를 들어 6개월 일하고 이후 6개월 공백이 있으면 이
기간 동안 실업수당으로 비교적 여유있게 살 수 있는 셈이다. 일할 때 받는 수입에서 의무적으로 제해지는 실업수당이 쌓인 것을 받는 셈이다.
그렇지만 몇년째 계속 일하면서 꼬박꼬박 돈을 냈더라도 일단 실업자가 되면 실업수당을 받는 기간은 1년뿐이다. 원칙적으로는 1년에 몇달간 일해
510시간을 채우고 나서 나머지 기간은 실업수당으로 잘 쉬며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쉰 다음에 일이 있을까’라는
프리랜서의 떨칠 수 없는 불안이 있기 때문에 일이 있는 한, 쉬지 않고 계속 일하게 된다. 파리=성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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