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포르노물로 데뷔한 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전투적인 영화창작을 계속했다. 초기작인 <도레미파 소녀의 피가 끓는다>는 명백하게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영화에 바치는 헌사였으며 이후 <지옥의 경비원> 등에선 할리우드 장르영화의 관습을 ‘해체’하고 소멸시키는 과감함을 보였다. 그리고 1990년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큐어>는 옴진리교 사건의 충격파에 일본영화계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이자 공포 스릴러물의 걸작이라고 평할 만하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언제나 비판적인 태도로 기존 장르에 접근하는 감독이자 중단없이 카메라를 돌리는 영화괴물이다. 이번 구로사와 기요시 특별전에선 모두 네편이 상영된다. <지옥의 경비원>(1992년, 97분)은 구로사와 영화세계의 전환점이라고 부를 만한 영화. 한 경비원의 잔인무도한 폭력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기존 공포영화물의 서스펜스를 말끔하게 ‘세탁’한 작품이다. 피가 철철 흐르는 장면들은 건조하기 그지없으며 아무런 충격효과 없이 관객에게 보여진다. 1990년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영화적 관심사를 집약하고 있다고 할 만하다.
<카리스마>(1999년, 103분)는 카리스마라고 불리는 나무를 둘러싸고 인간들이 분열과 다툼을 하는 희비극을 다룬다. 야쿠쇼 고지가 주연했으며 집단적 이상심리를 다룬 영화라는 점에선 <큐어>의 연장선상에 있다. <강령>(2000년,95분)에선 초자연적인 능력을 지닌 한 주부가 등장하고 있다. 이 주부는 한 소녀의 유괴사건을 떠맡으면서 자신의 남다른 능력을 사용하기에 이른다. 역시 야쿠쇼 고지가 주연했으며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다양한 소재를 다룰 능력이 있음을 과시한 작품이다.
<인간합격>(1999년, 109분)은 다른 작품들과 조금 다른 궤도에 있다. 사고로 10년간 의식을 잃었던 청년이 다시금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내용의 <인간합격>은 현대 일본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 중에서 가족의 의미를 파헤치고 있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의욕작이다.
김의찬|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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