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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촬영감독 황기석이 본 `부산`
2001-04-06

공식없음, 패턴없음

황기석(31) 촬영감독은 부산 예찬론자다. 일하기 좋기로는 국내에서 이만한 곳이 없다고 주장한다. 부산 출신도 아닌, 13살 때부터 뉴욕에서 산 젊은 감독이 이곳을 촬영 최적의 장소로 꼽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부산은 다른 대도시와 다르다. 바다가 있고, 강이 있고, 산이 있다.” 그의 카메라를 사로잡는 건 단순히 자연뿐이 아니다. 부산은 “현대와 과거가 공존한다”는 느낌 또한 건네준다. 다양한 사람들의 움직임이 돋보이고 도시가 활기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서울은 이제 고정적인 패턴의 도시다. “서울은 일종의 갇혀 있는 공간이다. 굳이 다른 동네를 들여다보지 않아도 똑같다는 인상을 준다.” 그는 부산의 매력을 항구도시만이 갖는 특성으로 설명한다. “머물러 있어도 언제든지 바깥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것. 로컬에 인재들이 많다는 것도 그가 강력하게 부산 찬가를 부르는 근거 중 하나다. 그렇다면 지금 그는 불행한 셈이다. <친구>를 끝내고 청년필름의 <쿨>에 합류한 그는 당분간 답답한 도시 ‘서울’에 머물러야 할 테니까.

<억수탕>을 막 찍고 난 뒤의 일이다. 요즘이야 부산영상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부산 로케이션이 많아졌지만, 당시 이곳에서 올로케를 감행한 작품은 많지 않았다. 그러니 그곳 언론이 주목한 것도 당연한 일. 한 기자가 “부산의 색깔은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그는 “파랗거나 혹은 노랗거나”라는 애매한 답을 내놓았다. “왜요?”라고 재차 묻자 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물탱크 색깔이 파랗거나 노랗잖아요. 그게 전부예요.” 그걸 옆에서 보고 있던 곽경택 감독의 가슴은 무너졌다. “그래도 명색이 촬영감독인데….” 부산이 익숙한 이에게 연립주택 옥상의 물탱크는 당연히 갖추어야 할 필수품 이상은 아니었겠지만, 그는 도심을 포위한 ‘파랗고 노란’ 물통들의 배열에서 미래도시의 조감도를 상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친구`

따라 부산간다

▶`친구`

따라 부산간다 - 첫쨋날

▶`친구`

따라 부산간다 - 둘쨋날 I

▶`친구`

따라 부산간다 - 둘쨋날 II

▶`친구`

따라 부산간다 - 둘쨋날 III

▶`친구`

따라 부산간다 - 셋쨋날

▶<친구>

배우 이재용이 본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