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동아리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건가요. [노현우]⇢ 지지난해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시작한 동아리예요. 당시 친구들이 제대 후 심심하던 상태였는데 뭐 재미있는 게 없을까 하다가 치킨 동아리를 만들게 됐어요. 사실 대학가에 존재하는 동아리 대부분이 취업과 관련되어 있잖아요. 순수한 취미를 교류하고 공감하는 장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우리는 그냥 쿨하게 치킨 먹으려고 모인거예요.
연세대 동아리지만 외부인도 받는다고 들었어요. [전성준]⇢ 피닉스는 사실 학교에 등록된 동아리는 아니거든요. 일단 중앙동아리만해도 까다로운 자격요건이 필요한데, 우리는 얽매이는 건 별로고 (웃음) 자유로운 ‘유러피안’ 스타일이 좋아요. 그래서 회장도 없고 정관도 없고 신입회원도 자유롭게 받고 있어요. 치킨을 좋아하는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있어요.
운영진도 없나요. [노현우]⇢ 공식적으로는 없어요. 심지어 동아리방 같은 것도 없는데, 요즘은 단체로 대화할 수 있는 모바일 공간이 많잖아요. 거기서 대부분 토의해요. 그래서 신입회원 면접도 카카오톡으로 진행했고, 오티도 인터넷 먹방으로 했어요. 인원이 많은데다 구속력이 없어서이기도 하고요. 유령회원은 300명, 실제로 꾸준히 활동하는 건 40명 정도예요.
지난 주말에 엠티를 안동으로 가셨는데 혹시 안동찜닭 때문인가요. [노현우]⇢ 치킨 동아리에 안성맞춤인 곳이 안동이에요. 우리는 치킨 말고도 찜닭이나 닭칼국수, 삼계탕 등 다양한 닭요리를 좋아해요. 모임이 3차까지 갈 때도 있는데, 전부 닭에서 시작해서 닭으로 끝나죠. 아! 그리고 3월에 신입회원이 더 많이 들어오면 월말에 다시 엠티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꼭 오세요. (웃음)
정말 치킨만 먹고 끝인지. 살찌는 것 말고 다른 성과도 있나요. [전성준]⇢ 우리는 치킨을 먹으면서‘테스팅 노트’를 작성하거든요. 이렇게 직접 돌아다니면서 데이터베이스를 쌓으면, 정말 건강하고 좋은 치킨이 어떤 건지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유럽은 음식을 똑똑하게 소비하는 수준이 상당하잖아요. 우리도 치킨이라는 영역 안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우리나라의 치킨문화를 한 단계 이끌어주는 거죠.
신촌이 치킨의 성지네요. 이제 보니 치킨집이 참 많이 보여요. [전성준] 맞아요. 신촌은 치킨 상권이 상당히 발달해 있는데, 한 50개 정도 있는 것 같아요. 보통 이곳에 개업을 해서 잘되면 다른 지역으로 진출도 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게다가 신촌은 대학교 생활권이다 보니 강남이나 종로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까지 해요. 타깃이 대학생인 거죠. 신촌 치킨집 추천해드릴까요?
인터넷에서 피닉스의 카톡 면접이 유명하던데. 드립력이 없는 사람은 통과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현우]⇢ 우리가 드립을 유도하긴했죠. 한번 했던 게 재밌어서 계속한건데 그렇게 유명해질 줄은 몰랐어요. 우리는 사실 누구든지 환영이에요. (웃음) 타교생이든 직장인이든 정말 아무나 다 받아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하는 게 좋거든요. 그래도 신촌에서 모이니까 여기 자주 오실 수 있는 분이면 더 환영! 여러분 신촌으로 오세요. (웃음)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요. [박광훈]⇢ 기획 단계이기는 하지만 치킨업체와 연계해서 멘토링 봉사를 하려고 해요. 우리나라에는 밥상 문화라는 것이 있잖아요. 아이들에게 공부도 가르쳐주고, 즐겁게 치킨도 먹고 하면 꽤 좋을 것 같지 않나요? 우리가 치킨을 먹기 위해 모이긴했지만, 치킨을 매개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치킨이란? [전성준]⇢ 치킨은 문화다. 우리나라는 파티 문화가 별로 발달되지 않았지만, 치킨을 먹을 때만큼은 치킨만이 내는 고유의 분위기가 생겨요. 여러 사람이 모여 부담 없이 유쾌한 시간을 보내는 것. 치킨먹는 걸 생각하면 항상 즐겁고 재미있는 그림이 떠오르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치킨은 우리나라만의 문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별에서 온 그대> 때문에‘치맥’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치킨이 우리나라 음식은 아니지만 치킨을 먹는 문화는 한국적인 문화가 될 수 있지않을까 생각해요. [노현우]⇢ 치킨은 와이파이다. 치킨동아리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치킨 때문에 학교생활도 더 재밌어졌고요. 저에게 치킨은 세상과 나를 연결해주는 와이파이예요. [박광훈]⇢ 치킨은 쉼표다. 하루 동안 열심히 일하고 피닉스에 오면 잠시 쉬어가는 느낌이에요. 치킨 먹으면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일상의 피로를 푸는 느낌이랄까. (웃음) [이올]⇢ 치킨은 살이다. 여자에겐 살이죠. 하지만 살이 꼭 필요하잖아요. (웃음)
2시간의 긴 인터뷰가 끝나고, 우리 앞의 치킨 몇 마리도 끝이 났다. 과연 피닉스답게 인터뷰 내내 치킨을 손에서 놓지 않았는데, 태어나서 가장 맛있는 치킨 먹방을 본 듯한 기분이었다. 인터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건 피닉스가 정말 ‘치킨을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것. 처음에는 단순히 치킨을 먹기 위해 모였지만 그들은 이미 치킨이 가진 위대한 힘을 실현하고 있었다. 치킨의 존재를 더욱 의미 있게 하는 그들의 행보를 주목해볼 만하다.
피닉스는 신입회원 모집을 앞두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그들은 몇번씩이나 피닉스 회원이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했다. 그들은 정말 사람을 가리지 않는 듯하다. 피닉스에서 즐거운 치킨 파티를 하고픈 치덕들이여, 주저하지 말고 피닉스에게 카톡을 해라.
피닉스가 추천하는 신촌 치킨 Best3 1. 자연을 담은 치킨 - 후라이드 2. 왕위니 명춤치킨 퓨전호프 - A세트 3. 치르치르 - 치르치르 미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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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최정원(14학번 애긔들을 위한 설명! 최정원은 2000년대 초반 활동했던 인기그룹 UN의 멤버), 전성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