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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 ‘빠빠빠’가 달린다

아이돌그룹, 크레용팝

아이돌그룹, 크레용팝 / 사진제공 : 크롬엔터테인먼트

“점핑 예 점핑 에블바리, 점핑 예 점핑 다 같이 뛰어 뛰어!” 최근 크레용팝의 인지도 상승을 보면 가히 ‘진격의 크레용팝’이라고 할 만하다. <빠빠빠>라는 의성어를 제목으로, 곡의 내용도 그저 “점핑, 점핑!”이 전부인 노래가 유튜브에서 UCC로 확산되고 야구장의 응원가로 쓰이는 일은 2013년, 한국의 아이돌 시장의 분화를 짐작하게 한다. 물론 그 기점은 오렌지캬라멜로 잡아도 좋을 것이다. 이때 키워드는 ‘병맛’이다. 여기에 대해서라면 오캬-비비드-걸스데이-크레용팝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그릴 수도 있다(티아라는 아무래도 일관적이지 않다).

이런 분화는 2009년 소녀시대와 2NE1, 카라가 주도한 걸그룹 폭발 이후 재편되다시피한 아이돌 산업구조와 후발주자들의 딜레마에서 기인한다. f(x)가 상징하듯 걸그룹은 유동적인 성인 팬덤을 기반으로 ‘하이엔드’ 팝으로 조직되는 경향을 보이는데(보이그룹이 노리는 팬덤은 대체로 고정되어 있다), 이 견고한 시장에 진입하는 후발주자들은 어쨌든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상황이다. 크레용팝은 이 난관을 거리 퍼포먼스로 돌파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크레용팝의 초기 활동 영상들은 명동, 홍대, 동대문 등 상업지구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는 것들인데, 예능감이 터지는 자막과 영상이 어울려 ‘병맛이지만 멋있어!’를 외치게 만든다. 카라의 ‘고생하는 아이돌’ 이미지를 참고해 ‘거리의 아이돌’ 이미지를 구현하면서, 직접적인 롤모델은 일본의 AKB48이나 모모이로 크로버Z로 삼아 비로소 한국의 ‘오덕’ 커뮤니티를 시장으로 전환하는 데 기여한다.

그래서 크레용팝의 등장과 급성장은 비평적 관점을 요구한다. 이들에 대해 제대로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을 받는 것이다. 심지어 음악도 좋다. 직렬 5기통 댄스의 <빠빠빠> 말고 <빙빙>과 <댄싱 퀸>도 들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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