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철 | 홍콩, 중국 | 1967년 | 116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10 중극장 20:00
<외팔이>를 통해 홍콩의 쇼브라더스가 동아시아를 호령하는 최고의 스튜디오로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강(왕우)은 아버지(곡봉)가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스승(전붕)을 구한 이후, 그 문파에서 거둬져 무술을 익히며 자란다. 하지만 선배들의 괄시를 받으며 힘들게 지내던 그는, 급기야 스승의 외동딸이 저지른 실수로 오른팔이 잘리고 만다. 이후 그는 한 여인(초교)에 의해 간신히 목숨을 구하게 되고, 아버지가 남긴 부러진 칼로 무술을 연마한다.
홍콩의 영화비평가 스티븐 테오는 <외팔이>를 계급적인 관점에서 분석했다. 방강은 철저하게 노동자 계급이고, 그것을 당시 본토에서 불고 있던 문화대혁명의 기운과 연결지은 것. 방강은 고아나 다름없고, 진짜 아버지는 자신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스승의 생명을 구하다가 죽었다. 죄책감 때문에 스승은 그를 후계자로 삼으려 하지만, 고위 계급 출신의 동료들에게 조소를 당하게 된다. 당시 혼란스러운 시대를 통과하던 홍콩 젊은이들의 비분강개한 마음을 집약한 캐릭터가 바로 외팔이였다. <외팔이>는 쇼브라더스와 장철에게 첫 번째로 100만 관객 동원 기록을 안겨줬기에 그는 ‘백만감독’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또한 홍콩 최초의 핸드헬드 촬영 영화로 기록돼 있으며, 이후 서극 감독이 <서극의 칼>(1995)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TIP 키 크고 늘씬한 왕우는 당시 ‘상남자’ 액션배우들 사이에서 빼어난 청춘스타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