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트는 아버지가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다. 뉴욕에 살고 있던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고향인 타이에 돌아오게 된다. 그곳에서 머트는 우연히 헤어진 옛 애인을 추억하게 되고 다시 그녀를 찾아 나선다. 다시 만난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지만, 머트는 이미 뉴욕에서 결혼한 상태다. 한편, 아버지와 함께 살던 둘째 닉은, 형을 따라 고향을 떠나야할 처지에 놓인다. 닉의 여자친구는 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흥업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고집해, 그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커다란 사건으로 시작되지만 감독은 시치미를 뚝 뗀 뒤 두 아들의 사랑 이야기에만 골몰한다. 비교적 정적인 이야기 흐름과는 달리 영화의 편집방식은 다이내믹한 편이다. 심지어 영상에 타이 노래의 가사를 덧입힌 노래방 모니터 형식의 화면이 삽입된다. 이 작품의 제목은 아버지가 몸을 던진 아파트 옥상, 거기에 놓여 있는 구멍 뚫린 콘크리트 냉각탑을 의미한다. 냉각탑은 구름이 비를 뿌리듯, 작은 물방울을 떨어뜨린다. 물이 떨어진 자리에는 작은 싹이 자란다. 여기에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근심과 기대가 담겨있다. 젊은 세대에 대한 감독의 관심과, 작품의 형식적 시도는 서로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TIP 머트 역의 아난다 에버링엄은 공포영화 <셔터>(2004)로 국내에 알려졌다. 드라마 <풀하우스>의 타이 리메이크작 연출을 담당해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