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란즈만 | 프랑스, 오스트리아 | 2013년 | 218분 | 와이드 앵글 OCT08 CGV3 11:30 OCT11 CGV7 20:00
능수능란하다. 다큐 감독으로서 클로드 란즈만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그는 영화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남은 9시간여의 대작 다큐 <쇼아>를 만든 감독이고 <쇼아>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 관한 진상을 파헤친 역작이다. <쇼아>가 나온 건 1985년, 근 30년이 지나 란즈만은 <쇼아>의 외전이라고 할 만한 작품을 한 편 더 완성했다. 그것이 이 영화 <마지막 부당한 자>다.
란즈만은 <쇼아>를 준비하던 당시인 1975년에 베냐민 무어멜슈타인이라는 인물을 인터뷰했다. 하지만 맥락과 구성상 <쇼아>에 넣는 것이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 그저 묵혀두었다. <마지막 부당한 자>는 그 인터뷰 자료를 다시 꺼내어 편집한 것이다. 무어멜슈타인은 나치가 자신들의 체제 선전을 위해 일종의 모델처럼 양성한 유대인 게토 지역 테레지엔슈타트의 우두머리급 유대인이었으며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였다. 훗날에는 유대인 학살에 실무적인 책임을 맡았던 홀로코스트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에 관한 책도 저술한 인물이다. 란즈만은 무어멜슈타인의 방대한 진술을 정리하는 한편 인터뷰 내용 속에 등장하는 역사적 장소를 방문하며 어두운 역사의 기억을 다시 소환하고 있다.
TIP 클로드 란즈만이 88세의 노구를 끌고 만든 영화다. 그런데 여전히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