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 자끄는 런던에서 새로운 삶을 출발하려고 한다. 자신의 아버지일 거라 믿는 위대한 요리사 빅터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배우며 일을 하기로 한 것이다. 레스토랑 주방에서 그는 크고 아름다운 눈을 가진 스텔라라는 여자를 만난다. 스텔라는 과거에 겪은 어떤 상처 때문에 외로움과 폭식증을 겪고 있다. 런던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자끄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스텔라, 두 사람은 금방 가까워진다. 런던이라는 대도시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두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준다.
<딜리셔스>는 로맨스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두 남녀의 성장영화에 더 가깝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과정보다 상대방을 통한 상처를 극복하는 과정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딜리셔스>가 그리는 사랑이 ‘판타지’가 아닌 ‘현실적인 문제’로 느껴진다면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의 문제를 함께 극복하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노력은 어떤 판타지보다 훨씬 아름답고 대견스럽다. 비교적 짧은 상영시간임에도 두 남녀의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게 인상적이다. 태미 라일리 스미스 감독의 데뷔작.
TIP 때로는 달콤하고, 또 때로는 씁쓸한 남녀 관계의 연애를 엿보고 싶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