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첸 | 싱가포르 | 2013년 | 99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8 M해운대1 10:00 OCT08 M해운대2 10:00 OCT10 롯데10 10:00
맞벌이로 바쁜 한 부부가 필리핀에서 온 테리를 가정부로 맞는다. 테리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편견과 말썽꾸러기 아들의 고약한 심술로 인해 한동안 힘든 시간들을 보낸다. 가족들은 몇 가지 사건들을 겪으며 마음씨 착한 테리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지만 이번에는 이들에게 경제적 위기가 닥치고 만다.
장편 데뷔작으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싱가폴 출신의 젊은 감독 안소니 첸의 <일로 일로>는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테리가 낯선 땅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세밀하게 묘사하며 평범했던 한 가족의 일상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다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지 차분히 보여준다.
이때 영화는 갈등의 전개를 위해 테리가 겪는 고난과 그녀의 눈물을 연속적으로 보여준다. 그로 인해 만들어진 나쁜 중산층 대 착한 이주노동자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구도가 살짝 불편해질 때쯤 영화는 공들여 연출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이 갈등을 다시 완화시키며 결국은 등장인물 모두에게 연민을 품게 만든다. 극단적인 설정 없이도 작은 일상의 묘사와 과장 없는 연기를 통해 인물들의 심정 변화를 짐작케 하는 섬세한 연출이 인상적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