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BIFF Daily > 18회(2013) > 추천영화
[CINE CHOICE] <광기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Til Madness Do Us Part

왕빙 | 홍콩, 중국, 프랑스, 일본 | 2013년 | 227분 | 와이드 앵글 OCT07 CGV7 11:00 OCT09 CGV7 17:00

이번에는 정신병원이다. <철서구>에서 사라져야만 하는 탄광촌 사람들의 모습을 붙잡았던 왕빙은, 이와 정반대로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수인들의 모습을 담는다. 50여 명의 사람들이 수용된 정신병원에는 실제 정신질환자는 소수일 뿐이고, 크고 작은 죄목으로 수감된 사람들이 함께 섞여 지낸다. 좁은 침대와 대야 하나가 그들이 가진 세간의 전부인데, 이 대야의 쓰임은 용변을 해결하는 것인 동시에 몸을 씻는 것이다. 병원은 판옵티콘을 연상시키는, 가운데가 비어있고 철망으로 둘러쳐진 4층 정도 높이의 건물이다. 방 사이의 출입은 자유롭지만, 계단 사이의 출입은 제한되어 있다.

왕빙은 하늘과 맞닿은 꼭대기 층에 함께 감금된 채 그들의 움직임을 쫓는다. 인터뷰는 전혀 삽입되지 않는다. 감독은 카메라 뒤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고, 사람들도 굳이 카메라 뒤 감독을 불러내지 않는다. 감독은 정신병원에 감금된 사람들의 현재만을 조용히 따라간다. 그래서 관객은 각각의 이름과 수감 연차만 알 수 있을 뿐, 그가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가는 알 수 없다. 다큐멘터리 전반을 감싸는 공기는 일종의 무기력인데, 3시간 넘는 시간 동안 관객은 이 무기력과 싸우는 방법을 터득해야만 한다.

TIP 중국어 원제 ‘疯愛’는 직역하자면, 미친 사랑이다. 그래, 어쩌면 이것은 사랑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