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니 코테 | 캐나다 | 2013년 | 95분 | 월드 시네마 OCT07 M해운대 17:00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빅토리아는 가석방 이후 산속에 살고 있는 에밀 아저씨의 산장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마음먹는다.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하며 편안한 삶을 누리려던 그녀의 포부는 이웃의 냉대와 지독한 외로움으로 벽에 부딪히지만 동성애인 플로렌스의 방문으로 다시 활기를 얻는다. 하지만 산골마을에 걸맞지 않게 매력적인 플로렌스는 빅토리아를 질투와 불안으로 다시 몰아넣는다. 중년 여자들의 재기 드라마 혹은 전원생활에서 맞이하게 되는 소소한 인간적 갈등과 해결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바그다드 카페>나 <스테이션 에이전트>류의 힐링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서사가 진행될수록 관객은 그것이 완전한 오해였음을 깨닫게 된다. 숲은 인간을 보호해주지도, 완전한 평온을 선사하지도 않는다. 지옥은 늘 인간의 마음에 있고 자신의 영혼으로부터 해방되지 않으면 공간적 배경이 어디가 되었든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음을 빅토리아와 플로렌스의 관계를 보며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리고 애증과 같은 감정은 생사와 같은 더 중요한 문제를 만나게 되면 한순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만다. 마치 곰처럼 보기완 다르게 재빠르고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숲에 관한 블랙 코미디. (이 영화의 원제는 ‘빅 앤 플로 곰을 만나다’이다.)
TIP 영혼을 치유하러 떠난 숲에서 만난 곰에게 일격을 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