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 케이이치 | 일본 | 2013년 | 96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7 CGV3 16:00
기노시타 게이스케는 구로사와 아키라와 같은 해에 데뷔한 동세대이며 <스물 네 개의 눈동자>, <카르멘 고향에 돌아오다> 같은 대표작을 무수히 남긴 일본 영화의 거장 감독이다. 제목이 <기노시타 케이스케 이야기>라 그의 작품 세계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다. 그의 삶 일부분을 소재로 한 극영화다. 1945년 4월 전쟁의 막바지, 도쿄 인근에 크나큰 공습이 지나고 난 직후. 집으로 잠시 돌아온 영화감독 기노시타는 어머니가 병석에 누웠다는 걸 알게 된다. 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려고 한다. 하지만 차를 구할 수 없어 손수레에 싣고 머나먼 길을 떠난다. 전쟁 중에 아들이 아픈 어머니를 손수레에 싣고 안전한 땅에 이르기 위해 천신만고를 겪는 이 며칠간의 이야기를 감독은 한편으론 동화처럼 한편으론 텔레비전의 단막극처럼 소박하게 연출했다. 그의 영화들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그의 삶의 한 시기에 관한 이야기인 셈이다. 하지만 감독의 영화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 장면도 있다. 일본 정부의 압박에 못 이겨 만들었던 전쟁홍보영화 <육군>(1944), 그러나 사실상 전쟁을 예찬하기보다는 전쟁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를 드러내는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주요한 소재로 등장한다.
TIP 주인공 기노시타 게이스케 역할을 배우 카세 료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