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부사 아야 | 일본 | 2013년 | 109분 | 와이드 앵글 OCT06 롯데7 11:00 OCT07 소극장 19:00 OCT09 CGV5 19:30
대를 이어 푸줏간을 운영하는 가족이 있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온 푸줏간의 17대 주인이 현 운영자, 신지의 아버지다. 아내와 삼남매가 여전히 그곳에서 푸줏간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이들은 전통방식으로 소를 도축하고, 고기를 손질해서 판매한다. 2013년 3월, 매출 감소로 푸줏간의 오랜 역사는 막을 내릴 처지에 놓인다. 카메라는 처음부터 소를 도축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담는다. 도축 도구로 소의 머리를 때리면 250kg에 달하는 커다란 소가 쿵하고 무릎을 꿇는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면 곧바로 배를 가르고, 가죽을 벗기는 도축의 전 과정이 시행된다. 도축 과정에는 전 가족이 참여해 일사분란하게 진행된다. 그러는 사이 소는 분리되어 먹을 수 있는 고기가 되어간다. 가죽은 털을 벗겨 북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이 과정을 카메라는 묵묵히 지켜본다. 도축과정은 극의 말미에 반복된다. 푸줏간을 폐쇄하기로 결정되면서 마지막 도축을 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마지막을 향해 담담히 끌려가는 소와, 가업의 쇠퇴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푸줏간 사람들의 모습은 어딘지 닮아있다. 소를 도축하는 장면에서는 어쩔 수 없이 눈이 질끈 감긴다. 그러나 그 순간을 견디어보면, 극의 말미에 반복되는 도축 장면이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TIP 도축 장면을 견디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잠시 눈을 감고 넘기거나, 그 동안 고기를 잘 먹어온 스스로에게 벌을 준다는 생각으로 눈을 뜨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