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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 CHOICE] <카스바> Rock the Casbah

야리브 호로위츠 | 이스라엘, 프랑스 | 2013년 | 93분 | 월드 시네마 OCT6 M해운대2 10:00 OCT6 M해운대1 10:00 OCT8 M해운대M 10:00

전쟁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악이나 정치적 명분이나 종교적 믿음 같은 관념이 아니라 육체와 정신의 온전한 생존뿐임을 절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1989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고조되었을 무렵 가자지구를 점령하게 된 이스라엘군의 부대원들은 순진한 소년과 테러리스트 사이를 순식간에 오가는 적군의 실체를 보며 극심한 혼란을 느낀다. 눈앞에서 동료가 옥상에서 떨어진 세탁기에 깔려죽는 참극을 목격한 뒤 바로 그 옥상을 점거하고 목적도, 시한도 불분명한 방어를 계속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군인들의 점거는 감금과 다를 것 없는 상황으로 변한다. 죽은 동료를 제대로 애도하지도 못하고, 정신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여유도 없이 계속해서 한계 상황에 던져진 병사들. 그들은 자신들이 감시하고 있는 이들이 누리고 있는 일상적인 삶을 갈망하며 뒤틀린 욕망을 폭력적으로 발산하기 시작한다.

팔레스타인들을 ‘적(敵)’으로 타자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인공인 이스라엘군을 미화하거나 옹호하지 않는 윤리적인 시선을 통해 전쟁이란 누군가에게 승리가 아닌 광기만을 선사하는 비극에 불과하다는 진리를 영웅적 액션이나 감상적 호소 없이 효과적으로 역설한다.

TIP 출구 없는 가자지구에 내동댕이쳐진 청춘들의 진혼곡.